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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NL(민족해방)적 가치가 진보진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적 제3의 길 연구회’(대표 박영선) 주최로 열린 ‘6월항쟁 20주년 회고와 전망’ 주제의 토론회에서 양재진 연세대 교수는 “북한과 미국 문제에 있어 ‘민족’을 우선시 하는 NL적 가치가 진보진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민족’이라는 가치가 인류공동의 가치보다 중요하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 교수는 “진보진영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원리, 인권, 자유, 평등 등의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한 신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양 교수는 현 진보세력이 추구해야 할 방향에 대해 “당장 대선과 총선에서 단기주의에 기대는 것에서는 희망이 없을 것”이라며 “이념과 명분, 민주화와 노동∙시민운동의 영역을 넘어 실용주의와 중도 좌∙우를 포괄하기 위한 장기간의 치열한 사상투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임채원 포스트서울 포럼 대표는 이날 발제에서 “이후 민주세력이 추진해야 될 중도개혁세력은 6월항쟁의 최소원칙에 동의하고 이의 역사적 정당성을 인정하는 모든 세력을 규합해야 한다”며 “이는 곧 6월 항쟁정신이라 할 수 있는 자유권적 기본권과 평등권적 생존권에 동의하는 제 세력의 연합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이어 “한국의 보수 세력은 ‘도리와 이치’에 맞지 않아 대안이 될 수 없다”면서 “앞으로 있을 민주화 세력 내부의 정계개편은 여권 내부의 당내투쟁이 아니라 정치사회와 시민사회가 연대를 넘어 연합할 수 있는 근거를 찾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이인영 열린당 의원은 현 민주화 세력의 문제점에 대해 ▲ 평화협력 노선 추진에 있어서 자기 부정으로 인한 충돌 ▲ 중도개혁세력의 분열 ▲ 反 신자유주의 또는 非 신자유주의의 세력의 분열 ▲ 지역주의와 역지역주의로 인한 지역적 기반 붕괴 등 4가지를 꼽았다.
이 의원은 “반독재 민주대연합을 넘어서 ‘반보수 중도개혁세력의 대연합’ 또는 ‘비 신자유주의 대연합’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지난 6월항쟁을 기억할 때 10개월이면 민주화 세력을 집결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중도세력의 통합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들을 거론하며 “박 전 대표가 되면 현 사회문제 등을 ‘한국병’으로 진단하고 영국의 ‘대처식’ 처방을 내릴 것이며, 이 전 시장이 되면 미국의 ‘레이건식’ 기업중심 행보를 걷게 될 것”이라며 “영국식이나 미국식의 모델은 우리의 모델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