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인권단체 “남과 북 인권주체 만나자”

진보성향 인권단체들이 북한인권과 관련해 이색적인 입장을 표명해 주목된다.

1일 인권운동사랑방에 따르면 천주교인권위원회와 사회진보연대 등 5개 인권단체와 함께 지난달 30일 북한인권 관련 워크숍을 마치고 단체 관계자 22명 명의로 ‘북인권 문제의 대안적 접근을 위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선언문은 “유엔의 대북인권결의안 같은 ‘망신주기’는 인권의 이름을 빙자한 정치적 공세일 뿐”이라며 종전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우리는 남과 북 인권의 상호 증진을 위해 남과 북의 인권 주체들이 만나 인권대화를 시작하기를 희망한다”고 천명했다.

이는 북한인권 논의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함과 동시에 북한에도 인권문제 논의에 참여할 것을 공개 요청한 것이다. 이런 입장표명은 그간 진보단체들이 북한인권 제기를 “북의 체제변화를 노리는 미국의 책략이며 정확한 정보에 기초하지 않은 북 체제 흔들기”라고 비판한 점에 비춰 이채로운 것으로 풀이된다.

선언문은 “현재 ‘북 인권’을 둘러싸고 흑백논리로 치닫고 있는 대결구도를 극복하고 남.북의 인권문제에 대한 대안적 논의가 사회적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면서 인권대화 제의 배경을 밝혔다.

선언문은 나아가 “북 사회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가 특수한 상황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국가 일반에서 발생하는 것인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북 정부도 좀 더 투명하게 북 사회의 상황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선언문은 “우리는 북 사회에도 인권침해가 존재함을 부정하지 않는다”면서 “최근의 가장 심각한 인권침해는 바로 식량난으로 인한 주민들의 생존권 침해였으며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인권문제가 존재할 개연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인권운동사랑방 박석진 상임활동가는 “(진보성향 단체들이) 북 인권과 관련해 그동안 활동은 미진했지만 관심은 많았다”면서 “이번 선언문은 앞으로 남과 북의 상호인권 증진을 위해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국제적인 정치적 압박공세가 사라진 상호신뢰의 기반 속에서 북이 인권 상황을 알려주기를 바란다”면서 “남과 북의 대화가 북에 가해지는 인권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이날 선언문과 관련한 논평을 통해 “북한인권 문제가 국제적인 이슈로 부각되고 북한 인권운동의 저변이 넓어지는 것에 당황하는 일부 진보세력의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논리를 만들려면 제대로 만들기 바란다”면서 “이제라도 과거를 반성하고 북한인권운동의 길에 당당히 나서기 바란다”고 진보성향 단체들을 비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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