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서 ‘흡수통일론’ 점화…北 붕괴 염두?

진보진영에서 금기시 돼 왔던 ‘흡수통일’ 논의가 대표적인 진보학자에게서 나와 주목된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23일 “점진적 평화통일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하더라도 결국 남과 북의 체제통합은 현실적으로 일방의 근본적 변화와 타방으로의 흡수라는 방식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화공존과 북한변화라는 점진적 평화통일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똑같이 사는 통일’로서 통일의 완성 단계는 불가불 한 쪽의 체제전환과 이를 통한 흡수통일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저녁 7시 한국건강연대 건물에서 사회민주주의연대(공동대표 주대환) 주최로 열린 ‘북한-통일 토론회(진보진영의 통일론, 재검토는 필요한가?)’에서 “갈수록 심화되는 북한의 불안정성은 이른바 급변사태라는 통일의 결정적 계기가 이미 우리곁에 근접해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원하든 하지 않든, 급변사태든 아니든 통일의 가능성이 과거보다 진전되고 있음은 부인하기 힘들다”며 “체제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과거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압축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후계체제 역시 향후 북한 변수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의 통일은 결코 합의에 의한 대등통일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통일방안은 쌍방의 합의에 의한 평화적 방식의 대등통합을 표방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전개되는 실제 통일과정은 결코 합의형 대등 통합이 불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 진보진영 통일론을 발표하고 있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 ⓒ데일리NK
김 교수는 이어 “통일이 시작되는 순간 이후 통일과정은 가장 냉정하고 냉혹한 힘의 관계를 반영하게 된다”며 “이성적으로는 공존형 과도기간을 거친 합리적 통일을 주장할 수 있지만 실제 통일과정에 진입되면 힘의 우위에 있는 일방이 열세에 있는 타방을 급속도로 흡수하는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다만 “무력을 사용해 억지로 통일을 달성하거나 혹은 하루아침에 통일이 도둑처럼 다가오는 경우 즉, 북한이 갑자기 붕괴해서 우리가 그 지역을 지배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은 통일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의 분단현실에서 상호 체제를 인정하고 화해협력을 증진시켜 상호 의존도를 높여나가고 동시에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냄으로써 남과 북이 부작용 없이 점진적으로 하나의 공동체로 합쳐지는 점진적 평화통일이야말로 바람직하고 ‘더 나은 통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북한 붕괴에 의한 흡수통일방식을 현실적 가능성으로 분명히 인정해야하는 방식”이라며 “평화공존과 북한 스스로의 변화에 의한 점진적 평화통일이라는 바람직한 통일 경로를 희망함에도 불구하고 북한체제의 붕괴가능성과 예기치 않은 급변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에 대해 “결과적으로 정권의 붕괴 같은 급변사태 가능성을 배제할수는 없지만 중국의 존재로 인해 북한은 지속될 것”이라며 “지금 당장 급변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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