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대통합 합의문’을 둘러싼 진보신당 내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합의문이 북한의 3대 세습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고 있다는 불만과 민주노동당의 ‘진보연대 진정성’에 대한 의혹이 확산되면서 진통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진보신당은 지난 11일 오후 전국위원회를 열고 진보진영 연석회의 최종합의문에 대한 동의여부를 물었다. 그러나 72명 전국위원 가운데 1명만이 동의한 가운데 다수가 표결에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상구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대의원대회에서 당의 진로와 관련한 결정은 당대의원대회에서 다루기로 결정한 바, 합의문에 대한 동의여부를 묻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당원들이 표결에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전국위에서는 ‘통합파’와 ‘독자파’ 간의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진보신당 부대표단 5명 가운데 ‘독자파’로 분류되는 3명의 부대표단은 지난 1일 진보진영 연석회의가 채택한 최종합의문에 북한 3대 세습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지 못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보여 왔다.
결과적으로 진보신당 전국위에서 진보대통합 합의문에 찬성 입장을 표명하지 않게 됨으로써 ‘독자파’가 ‘통합파’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최종합의문의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될 오는 26일 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진보신당 내에선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진보정당 통합 논의를 위해 접촉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 선거 연대를 통한 지분 확보를 위해서는 진보신당보다는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12일 ‘진보진영 연석회의’ 대표자 회의를 열 것을 긴급 제안했다.
조 대표는 대표자 회의 제안 배경에 대해 “최종합의문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표출되고 있고, 합의문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일련의 행보들도 눈에 띈다”며 “연석회의 대표자 회의를 통해 합의문의 내용을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해석상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한 의견 접근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