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을 위한 합의문은 인정하되 최종 합당은 오는 8월말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진보신당은 26일 오후 서울 송파 구민회관에서 임시 전당대회를 열고 오는 8월 임시전당대회를 통해 민노당과의 통합 여부 등을 최종 결정한다는 내용의 ‘진보신당 조직진로와 관련한 특별결의문(진보신당 진로 결의문)’을 통과시켰다.
진보신당은 당 대표단,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으로 수임기구를 구성한 뒤 민노당 측과 ▲통합 합의문에 대한 이견 확인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에 대한 입장 ▲당명·강령·당헌 등에 대한 협상을 추진할 예정이다.
협상에서는 그동안 양당 간 통합 논의에 진통을 겪었던 참여당과의 통합 문제 및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한 입장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진보신당의 이번 결정은 지난 19일 민노당 정책당대회의 결정을 고려한 것으로 민노당 역시 통합과정을 담당할 수임기구를 구성한 뒤 통합진보정당의 당명·강령·당헌 등을 포함한 합의문을 8월에 개최되는 임시 당대회에서 승인하기로 결정했었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인사말에서 “어제 밤 당대회 참석할 대의원들이 같이 술 먹다 울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이른바 연석회의 합의문을 많은 사람들이 같이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오지 못한 것이 그 출발인 것 같다”고 말하며, 그동안 당 내 갈등이 심각한 수준으로 번졌음을 드러냈다.
조 대표는 이어 “통합진보정당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북에 대해서 자주적이고 국민들 보기에 합리적이지 못한 것은 준엄히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2008년 이후 가는 곳마다 국민들이 이렇게 어렵고 힘든데 진보세력이 함께 해야 한다며 안타까운 마음과 질책의 말씀을 주셨다”며 “과거의 갈등과 상처가 남아 있더라도 함께 끌어안고 극복하자”고 진보정당 통합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역설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축사에서 진보신당이 국참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진보신당의 앞날에 대해 여러분이 어떤 선택을 하시던 국민참여당 당원 모두는 그 선택을 축하하고 존중할 것”이라며 “그 선택이 이후 가져올 정치지형 변화를 받아들이고 지혜롭게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양당 통합의 구체적 내용과 함께 국민참여당을 포함시킬지 여부를 놓고 7~8월 두 달 간 협상을 계속할 전망이다. 그동안 양당의 통합논의에 걸림돌이 됐던 북한의 권력세습에 관한 입장 역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당은 최종합의문에서 ‘6·15 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고 북한의 권력승계 문제는 국민의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존중할 것’이라고 명시키로 합의했으나 실무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권력세습과 관련한 명확한 입장을 각각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