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굴복? 北 ‘3대세습’ 비판 반영 못 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민주노총 등 좌파진영은 1일 통합 진보정당 추진에 전격 합의했다. 합의 과정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된 북한 3대세습 비판 명문화 요구는 합의 내용에서 빠졌다. 대신 북한 권력승계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존중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합의문에 삽입됐다. 


양당은 물론 민주노총, 전농 등 12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6·15정신에 따라 북의 체제를 인정하고 ‘북의 권력 승계 문제는 국민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를 존중한다”는 합의문 내용을 밝혔다.


당초 진보신당은 2008년 종북(從北) 논란 끝에 갈라섰던 민노당 측에 북한 ‘3대세습’ 문제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그러나 민노당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며 ‘북한 권력승계에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를 존중한다’는 모호한 표현을 합의문에 포함시키는데 그쳤다.


앞서 이정희 민노당 대표는 진보정당의 정책으로 북한의 3대 세습 반대를 분명히 하자는 진보신당의 요구에 대해 “분단의 이분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었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대선 과정 과정에서 당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위기감에 쌓인 진보신당이 협상 과정에서 사실상 민노당에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진보진영 통합 과정에 합류, 정치적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대북관’에 대한 이견은 우선 덮고 가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합의문에는 북핵과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서도 뚜렷한 입장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은 북핵문제에 대해 “북한의 핵개발 등으로 조성된 한반도의 군사적 대결상태를 극복하고”라고만 표현했다. 북한의 심각한 인권침해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다.


다만 “남과 북 어느 정부의 정책이든 한반도 평화와 자주적 평화통일에 기여하는 정책 및 민주주의와 인권, 생태 등 각 분야의 진보적 가치를 신장시키는 정책을 지지 지원하고,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자주적 평화통일에 반하는 정책은 비판하는 정당”이라고만 명시해 놓고 있다.


최초 합당 논의에 참여했던 사회당은 북한 문제와 관련한 이같은 내용에 동의하지 않아 최종합의 과정에서 빠졌다.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3대세습’에 대해서 존중한다는 표현이 애매모호 하지만 일단은 (우리 입장이 일정정도 받아들여진 것으로) 인정한다”면서 “정책합의문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고 당의결 기구인 대의원대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6월 말 전후로 각 단위의 의결을 마치고 9월까지 광범위한 진보세력이 참여하는 새로운 진보정당의 건설을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