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까지 북한 3중대로 전락할 것인가

일제 식민체제가 나쁠까, 3대세습 수령통치가 더 나쁠까? 재론의 여지가 별로 없다. 김정일수령체제가 더 나쁘다. 이렇게 단언하면 일제에 대한 찬양이 되나? 


풍문에 떠 돈 이야기다. 과거 어떤 사람이 김일성 고무찬양죄로 잡혀간 적이 있었단다. 그 죄의 내용이 허망하다. 친구와 말 다툼 끝에 한 욕이 글쎄 “야, 이. 김일성보다 더 나쁜 놈아”였는데 그게 그만 고무찬양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세상에 김일성보다 더 나쁜 놈이 없는데 친구를 더 나쁜 놈이라 했으니 결국 김일성을 찬양해 버린 꼴이란 얘기다.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 그런 것을 주장하는 사람이 우스개가 된다. 맥락을 봐야 한다.


민족적인 감정을 제외하면 일제가 한반도에서 저지른 그 어떤 만행과 수탈도 김정일 3대가 저지른 범죄행위 앞에서는 명함도 내밀기 어렵다. 모 대형할인점에 가면 붙어있는 글귀를 인용하여 단언하면 이렇다. ‘민중들에게 김정일보다 더 나쁜 짓을 한 것을 찾아오면 후한 상을 드리겠습니다’


자유를 사랑하는 우파.. 어려운 민중의 삶을 깊이 아파하는 좌파! 이들 모두에게 일본제국주의는 저항의 대상이었다. 실제의 역사에서 좌파는 우파보다 훨씬 비타협적으로 일본 제국주의에 저항했다. 이런 역사로 지금 좌파가 미얀마 군부에 항의하고 카다피를 미워하며 김정일세습체제를 비난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경으로부터 자유로운 좌파들의 존재이유이다. 일본제국주의를 지지하는 좌파는 좌파일 수 없다. 이에 묻는다. 김정일세습체제를 옹호하는 좌파가 과연 진보일 수 있으며 그들에게 좌파라는 이름을 허용할 수 있는가?


그래서 진보신당은 종북주의 민노당과 분당을 했다. 한국 진보좌파의 씨앗을 지키기 위해. 최소한 진보좌파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지키기 위해 말이다. 물론 몇몇은 그렇게 하는 것이 국회의원 당선에 훨씬 효과적이라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정말 몇몇의 이해타산이었을 것이라 믿는다. 진보신당의 압도적 대다수는 진보좌파의 존엄과 존재 이유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들이 만든 민노당을 눈물로 떠나야 했을 것이다.


왕재산 사건으로 세상이 어수선하다. 민노당은 또 공안탄압이라 한다. 일심회가 공안탄압이 아니었듯이 왕재산도 그러하다. 이 사건은 김정일에 대한 충성파들의 시대착오적 놀음에 불과하다. 이는 네 사람이 알고 있다.


첫 번째는 공안탄압이라고 떠드는 민노당 자신이다. 두 번째는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검찰 당국이다. 세 번째는 주사파의 과거를 가지고 있는 필자이고, 네 번째는 종북주의와 결별하고 진보의 싹을 틔우고자 했던 진보신당 사람들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수사로 말하고 필자는 글로 말하며, 민노당은 성명으로 입장을 밝힌다. 역시 이번에도 민노당은 왕재산을 감싸고 도는데 이는 참 거시기한 일이다. ‘거시기’의 사전적 의미는 ‘나도 알고 너도 아는 그 무엇’이다. 민노당과 왕재산은 거시기한 관계이기에 그들의 행위는 오히려 자연스럽다.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진보신당이다. 일심회 사건 관련자 징계안이 민노당 종북파들에 의해 거부되자 종북주의와 결별을 선언했던 이들이 지금 침묵한다. 종북파들의 진실을 잘 알고 있는 그들이 모른 체 한다. 왜 그러는가? 진보를 위해서? 좌파의 가치를 위해서? 


진보가 어떻게 되건 말건, 좌파의 가치가 쓰레기통속에 쳐박히건 말건 국회의원 한 번 더 해보려는 사람들에게 종북주의자는 투쟁의 대상이 아니라 선처를 구걸하는 존재들일 것이다. 이제 그들에게 좌파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는 것이 분명해 졌다.


진중권이 이야기했듯이 민노당이 진심으로 섬기는 자는 김정일의 조선노동당이다. 이런 까닭에 민노당은 김정일 정당의 2중대이다. 이들에게 포획되어 진보신당이 3중대가 될지 한국에 진보좌파의 싹을 지키고 키워가는 정당이 될지는 이제 전적으로 대의원들에게 달려 있다.


예정된 역사는 없다. 대의원들이 진보신당을 김정일 추종자들에게 넘겨줄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결기로 진보좌파의 역사를 써 나갈 것인지 애타는 마음으로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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