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김정일을 위대한 민족의 지도자로 모시고 투쟁하던 주사파 혁명가가 독재자 김정일을 타도하는 북한민주화 혁명가가 됐다. 배신이었다. 인간의 행복과 역사의 진보를 위해 살겠다는 근본정신을 버릴 수 없어 선택한 길이었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철모르는 아이들에게 심부름 하나를 시켜도 자주성을 동원해서 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시절 필자와 동료들의 인생 목표가 뭐냐고 물으면 여섯 글자로 간단하게 말했다. ‘반미의 대중화’라고…지금의 필자는 북한 군부의 심장에 화염병을 던지고 싶다.”
한때 북한 김일성을 추종하며 대한민국 붕괴와 한반도 적화통일을 꿈꿨던 종북 주사파 출신 인사들의 전향 고백을 담은 책 ‘나의 고백'(시대정신 刊)이 최근 출간됐다. 책에는 저자들의 경험담을 통해 본 종북 세력의 실체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 담겨있으며, 자칭 진보정당이라고 했던 민주노동당과 전교조 등에서 벌어졌던 충격적인 종북 행태도 낱낱이 밝혀냈다.
2006년 북한 핵실험 사건으로 민주노동당 내에서 벌어진 논란도 그 중 하나다. 당시 북한 핵실험에 대해 다른 정당들은 모두 비난 성명을 내놓았지만, 민노당은 당내 주사파들과의 관계를 고려해 ‘유감’ 수준으로 의견을 표명하려 했다. 하지만 다수파였던 주사파의 극렬한 반대로 이마저도 무산되고 오히려 주사파는 북한의 핵실험 책임을 미국에 돌리는 수정결의안을 시도하는 종북본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주사파들은 다음과 같은 논리로 북한의 핵보유에 찬성입장을 보였다. “문제의 본질은 북한의 핵 보유 여부가 아니라 북미관계이다. 북미관계란 무엇인가? 그것은 미국이 북한의 목을 조르고 있는 관계를 뜻한다. 다시 말해 미국이 북한의 목을 조르고 있는 상황에서 핵 개발은 인정될 수밖에 없다.”
저자들은 이에 대해 “같은 민족이라면 핵무기를 가져도 좋다는 생각, 북한이 핵을 쏠 수도 있다는 생각, 미국의 도시 한복판에서 북한 핵폭탄이 터져서 몇만 명이 죽더라도 민족의 이름으로 통쾌하게 여길 수 있다는 그들의 생각을 드러낸 것”이라며 “주사파들의 이데올로기에 섬뜩한 심정마저 들었다”고 꼬집었다.
민노당·진보당 종북주사파의 패권주의적 행태 비일비재
또한 저자들은 지난 총선 전후 통합진보당 내 당권파의 선거부정 사건 및 언행을 지적하며, 이들의 이러한 행태가 그다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전신인 민노당에서도 주사파들의 이러한 패권주의적 행태와 선거 부정 사건이 비일비재했다는 것이다.
실례로 주사파의 한 분파인 인천연합은 2001년도 용산 지구당 장악을 위해 자파 회원들의 당적을 대대적으로 용산 지구당으로 전입시켰으며, 이를 통해 해당 지구당의 모든 당직을 독식하기도 했다. 이런 편법을 막기 위해 지구당 당원 소속지는 해당 주소지에서만 따를 수 있도록 당규가 변경되기도 했지만, 위장 전입이라는 새로운 편법까지 써가며 부정을 이어갔다.
게다가 2006년도 주사파 후보로 민노당 정책위의장에 당선된 이용대 씨는 민주주의적 교양을 가진 일반 시민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종북주의적 가치관을 거침없이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평양 방문에 대한 후기에서 “평양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집단생활에 익숙하게 길들여진 사람들인 것 같다. 47층 라운지에서 노래솜씨를 뽐냈던 은숙 동무도 책임자의 동의를 얻고 와서 노래를 불렀던 것이 기억이 난다”며 “이렇듯 좋은 사람들을 비슷비슷하게 많이 키워내는 집단주의는 아름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저자들은 “노래를 같이 부르거나 사진을 함께 찍는 일조차 상부의 허락을 받는 종업원의 모습에서 ‘집단주의의 아름다움’을 본 기괴한 발상은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교양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뼛속까지 종북주의 세계관에 절어 있는 인물이 대한민국의 합법적인 정당의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정책위의장으로 당선된 것”이라고 일갈했다.
저자들은 이들이 북한을 추종하는 것은 한국이 미국의 식민지라는 쌍팔년도식 구태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들에게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갖은 핍박을 당하면서도 ‘자주’의 가치를 수호한 독립 국가인 것이다. ‘자주’라는 가치를 우위에 두기 때문에 이들은 북한 인권문제나 3대 세습에는 침묵으로 일관한다. 하지만 저자들은 이것이 ‘망상’에 기초해 있다고 일침을 가한다.
이외에도 책에는 전대협·한총련·한대련으로 이어지는 학생 운동 세력의 실체와 북한 공작원의 회유로 입북해 북한의 실상을 확인하고 탈출한 오길남 박사의 증언을 담아내고 있다. 또한 ‘친북’과 ‘종북’의 차이가 무엇인지, 한국사회는 종북주의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도 꼼꼼히 설명했다. 종북 주사파의 실체에 대해 알고 싶은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