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비례대표 2번인 이석기 후보의 과거 민혁당 관련 활동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지적이 이어지자 통합진보당 대변인이 나서 “‘양심수’를 ‘간첩’으로 둔갑시키고 있다”며 반발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해명을 요구해온 측에서는 통합진보당 대변인이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우위영 통합진보당 공동대변인은 29일 논평을 통해 “2005년 8월 국방부 기무사가 이석기 후보에 대해 ‘북의 공작원, 간첩’이라는 허위사실을 공표한 적이 있는데 이와 관련한 소송에서 법원이 이 후보 승소 판결을 내렸다”면서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이미 10여 년 전에 복권된 양심수를 ‘간첩’으로 둔갑시키고 있는 새누리당에 대해 국민은 표로써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 대변인이 말한 10여 년 전 사건은 바로 법원에 의해 반국가단체로 규정된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이다. 민혁당은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하는 지하당이다. 1989년 김일성주의 청년 혁명조직을 표방하며 조직된 ‘반제청년동맹’을 계승했다.
진보당은 이 후보를 국가보안법의 희생양으로 미화 시키려는 의도로 양심수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반국가단체 핵심 구성원에게 양심수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재원 법무법인 을지 대표변호사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양심수는 보편적인 실정법에 위반이 되더라도 독재정권에 항거했던 사람”이라며 “독재정권 하에서는 현실적으로 법에 100% 부합하지 않은(법을 일부 어겨) 양심수가 나올 수 있지만 1990년대 후반 민주화가 정착된 후에는 법을 어긴 ‘양심수’라는 표현을 쉽게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이석기 후보는) 국가반역을 꾀하고 도전하다가 발각이 돼서 감옥에 간 케이스”라며 “과거의 잘못을 청산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인데 그런 것도 없이 ‘양심수’라고 하는 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북한과 연계된 남한 내 지하 혁명조직을 다룬 책 ‘진보의 그늘-남한의 지하혁명조직과 북한(도서출판 시대정신)’의 저자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는 “명백히 반국가단체에 가입해 활동한 것을 민주화운동으로 포장해 ‘양심수’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인 양심조차 없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이어 “‘양심수’라고 말하기 전에 공직에 출마하는 사람으로서 10년 전 생각과 변한 게 있는지 밝히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양심수’라는 말로 국민들을 현혹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민혁당 총책 김영환 등이 1997년 해체 선언 이후에도 하영옥의 지시로 조직을 재건하는 활동을 펼쳤다. 하영옥은 간첩 원진우를 만나 민혁당 당수로 인정 받고 대호(광명성)를 새로 부여 받았다. 그는 1999년 민혁당 사건이 발표되자 지하로 잠적해 3년여간 수배생활을 하다 2002년 검거됐고, 2003년 8·15특사로 석방됐다. 이후 그는 공개적으로 사상 전향 여부를 언급하지 않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