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대선 앞두고 ‘從北’ 성향 노골화 왜?

비례 경선부정과 종북(從北)·패권주의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통합진보당(진보당)이 이번 대선을 통해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때 3% 가량의 지지율로 ‘캐스팅보드’를 쥐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왔지만, 현재는 야권 단일화 테이블에서도 ‘기피대상’이 됐다. 이정희 전 진보당 대표의 대선 출마로 재도약을 노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선거보조금을 겨냥했다’는 평가를 받고, 언론 등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진보당은 이번 대선 과정을 통해 이탈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진보세력을 대표하는 정당으로서의 옛 명성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지난 8일 당명의 약칭을 ‘진보당’으로 등록하고 이정희 후보가 노동자·농민 등 전통 지지층에 초점을 맞춘 정치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진보당은 아직 문·안 야권단일화 이슈에 묻혀 대선 사각지대에 자리하고 있지만, 과거 그들의 조직력을 회복하면 언제라도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후보의 대선공약에서 과거 민주노동당 색채를 띠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북정책에선 종북·친북적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 서해 북방한계선(NLL), 비핵화와 평화체제, 주한미군, 한미합동군사훈련 등에서 북한식 주장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과거 ‘북한 노동당 남한지부’로 비판받던 그대로의 모습이다.  


진보당 홈페이지 등에 공개된 대선 정책을 보면 “NLL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그은 선’에 불과하다. 때문에 10·4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했던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후보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 역시 북방한계선을 인정하지 않고 매년 수십 번씩 NLL을 넘나들고 있기 때문에, 남측이 북방한계선 남측 수역을 실효적으로 지배한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NLL을 앞세운 비이성적인 색깔론을 중단해야 한다.”


북한이 수시로 침범하고 있는데 어떻게 NLL의 실효적 지배를 주장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문·안 후보가 ‘NLL수호’를 전제로 공동어로구역을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과 대비된다.


또한 주한미군 철수 주장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비핵화·평화체제를 조기 구축하기 위해서는 주한미군 철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언뜻 문·안 후보의 구상과 비슷해 보이지만 주한미군 철수를 전제조건으로 달아, 북한 주장 그대로다.


진보당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평화협정 체결과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중단, 한미합동훈련을 중지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핵능력 강화라는 현실을 반영하면서 비핵화를 우선에 둔 단계적 해법이 아니라 평화협정 체결 등과 병행하는 일괄타격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을 ‘핵보유국’ 반열에 올리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시각이다.


실제 북한 노동신문은 12일 “미국이 우리를 반대하는 적대시 정책을 포기해야 조선반도 핵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며 “조미(북미) 사이의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핵 문제를 해결하며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려면 우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당 주장과 일치한다.


이같은 진보당의 공격적 친북노선은 올초 총선 야권연대 당시 ‘5·24 조치’의 즉각 철회와 ‘6·15공동선언’ ’10·4정상선언’ 이행을 위한 특별법 제정만을 내밀었던 때와 사뭇 다르다.


결국 어차피 야권연대의 한 축을 담당하지 못할 바에는 보다 선명하게 자신들의 친북·종북 인식을 드러내 전통적인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같은 진보당의 ‘종북 선명화’ 전략은 공당으로서의 입지를 축소시키는 결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0.2%의 지지에 그친 것도 이같은 반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