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 짚은 김정은…북한 주민들 반응은?

41일 만에 지팡이를 짚고 공개석상에 등장한 김정은의 모습에 대해 북한 주민들 반응은 각양각색(各樣各色)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김정은이 최근 완공된 평양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 지도했다며 왼손에 지팡이를 짚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사진에 담아 소개했다. 북한 내부 유선 음성방송인 조선중앙 3방송도 이날 오전부터 김정은의 평양 위성과학자주택지구 현지지도 소식을 보도했다.


다만 3방송에서는 ‘원수님이 불편하신 몸을 이끌고’라는 설명이 붙었다고 함경북도 소식통은 전했다.


주민들의 관심사는 당연히 ‘지팡이’였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수령님(김일성), 장군님(김정일) 시절에도 지팡이 짚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면서 “원수님(김정은)의 지팡이가 오늘 하루 동안 단연 화제였다”고 말했다.


심근경색으로 급사(急死)한 김일성의 경우 항상 건강한 모습이 북한 매체에 소개됐다. 김정일은 2008년 뇌졸중으로 인한 와병(臥病) 시기를 겪었지만 이후 사망 전까지 지팡이 등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모습을 북한 매체에 공개한 적이 없다.


내부 소식통들은 지팡이를 짚은 김정은의 모습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이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고 소개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장마당이나 기업소 등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모두가 ‘원수님이 현지지도를 많이 하셔서 몸이 탈났다’고 말하지만, 가까운 사람이나 가족들과의 자리에서는 ‘너무 몸이 나서(뚱뚱해서) 다리에 탈이 난 거 아니냐’고 수군거렸다”고 말했다.


현재 김정은의 체형을 놓고 주민들 사이에서는 “우리 원수님이 최소한 1백 키로(kg)는 족히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그는 “실제 우리나라(북한)에서 원수님과 같은 체형을 실제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우리 원수님 풍채가 좋으시다’고 말하지만 뒤돌아서면 ‘혼자 뭘 먹길래 저렇게 몸이 나는가’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고 전했다.


신의주 소식통은 “오늘 노동신문을 보고 ‘우리나라 보도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는 말들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원래 우리 신문은 좋지 않은 일은 보도하지 않는 것이 원칙인데, 노동신문에서 원수님이 지팡이 짚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면서 “이제 우리 신문도 좀 더 사실적으로 보도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오늘 보도는 과거(2009년) 텔레비전에서 왕재산경음악단이 나와서 젊은 여성들이 짧은 치마를 입고 다리를 치켜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비견(比肩)된다”면서 “원수님 시대에는 방송이나 보도도 이제는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고 부연했다.


이와 반대로 양강도 소식통은 “주민들 사이에서는 ‘꼭 저런 것까지 보도해야 하는가’라는 말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최고지도자가 지팡이 짚은 모습을 보도하는 것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다시 두 가지 반응으로 나뉜다. 먼저 ‘아프면 그냥 쉬면 될 것을 굳이 저런 식으로 간부들이 해도 될 일까지 다 챙기느냐’는 반응이다. 이 소식통은 “원수님도 사람인데 여기 저기 아플 수 있는 것 아니냐, ‘저렇게 기를 쓰고 현지지도에 나서면 아랫사람들이 얼마나 시달리겠냐’는 식으로 생각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의견은 ‘매일 원수님의 애민정신(愛民精神)을 강조하고 있는 마당에 굳이 저런 모습까지 보여주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고난의 행군 시절 장군님의 현지지도를 놓고 ‘쪽 잠에 줴기밥(주먹밥)’이라는 말이 만들어 진 것처럼, 이제 원수님도 ‘지팡이 짚고 방방곡곡’이라는 말(言)을 만들 모양”이라고 전했다. “평양 간부들 후방공급 보장하는 일에 지팡이 짚고 나선 것은 불필요한 행동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