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우리시각으로 4일 오후 2시에 뉴햄프셔주에 위치한 인구 30여 명의 작은 마을 딕스빌 노츠에서 실시되는 첫 투표로 시작된다.
미국은 대통령을 직접 뽑는 것이 아닌 선거인단을 뽑는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선거인단의 수 270명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의 승리를 여론조사 기관들이 발표하고 있어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이 탄생할 것인지에 대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오바마 대세론이 흔들리는 징후는 발견할 수 없다. 오바마는 지난 9월 중순 터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단 한 번도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내주지 않았다. 오바마는 투표 시작 반나절을 앞둔 현재 평균 6~7% 포인트의 전국 지지도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50개주에서 유권자들은 각 주별로 소속주의 연방 상·하원 의원 수만큼의 선거인단을 뽑고 여기에 워싱턴DC 3명을 합쳐 전체 선거인단은 총 538명이다. 선거인단의 수가 가장 많은 주는 캘리포니아로 55명의 선거인단이 있고 알래스카와 몬타나는 가장 적어 3명밖에 안 된다.
각 주에서 한 표라도 더 많이 얻는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방식으로,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주에서 오바마 후보가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를 1표 차 이상으로만 이겨도 오바마 후보는 55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전국 득표수나 지지율보다는 각 당의 후보들은 선거인단 확보를 위한 막판 총력전을 벌일 수밖에 없다. 확실하게 이기는 주와 지는 주로 예상되는 곳보다는 경합이 예상되는 주에서 선거인단 확보를 위한 유세를 펼치는 것이 미국 선거에서 대체적인 전략이다.
지난 2000년 미국대선 당시 민주당 앨 고어 후보는 전국득표에서 공화당 조지 부시 후보를 앞서고도 선거인단수에서 밀려 패했다. 고어는 득표에서는 33만7천576표 앞섰지만 핵심 주에서 패해 선거인단 확보 수는 252명으로 부시(286명)에 비해 34명이나 적었다.
이런 예가 매케인 후보 진영이 “아직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드러낼 수 있는 이유이다. 실제 일부 막판 여론조사는 매케인이 격전지인 버지니아와 플로리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오바마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경합 지역 중 매케인의 가장 중요한 타겟이 될 수 있는 곳으로 거론되는 곳은 21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펜실베니아주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오바마의 리드가 한 자릿수로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현재의 리드와 대세론을 막판까지 몰아 민주당의 오바마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될지,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가 2000년의 이변을 다시 한 번 재현할 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우리 시각으로 5일 오전이면 미국 대선 결과의 윤곽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