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대상 北농장, 10년새 소득 20배 증가’

북한을 방문하면 고 김일성 주석의 고향집이 있는 만경대와 주체사상탑, 개선문, 단군릉, 동명왕릉을 둘러보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백두산 등반이 추가되는 게 정해진 일정이다.

정해진 참관코스에 따라 북한이 자랑하는 명소를 둘러보고 호텔이나 예약된 식당에서 오찬을 하는 것이 일반인들이 경험할 수 있는 북한의 전부라고 해도 허튼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판박이 일정과 달리 주민들의 살가운 환대를 받는 사례도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종종 있다.

매달 한차례 이상 방북해 특정 지역 주민들과 가족처럼 지내는 대북지원단체 관계자들이 북한내 사업장을 찾을 때이다.
16일 민간단체들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지원단체 관계자들이 기술 교육이나 물자 지원을 위해 마을을 찾으면 자체 생산한 농산물로 음식을 손수 만들어 대접하는 경우가 있다.

씨감자와 채소, 과일 재배를 지원하는 월드비전 관계자는 “두루섬 협동농장 등 사업장에 가면 밭에서 방금 따 온 토마토나 사과, 배, 포도는 물론 감자나 무 등으로 만든 요리, 먹지 않고 아껴뒀던 사이다나 빵 등을 한상 가득 차려 내놓는다”며 “먹기가 미안할 정도로 준비를 많이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한민족복지재단 관계자도 “복토직파 농법을 지원하는 평남 숙천군의 약전협동농장과 평양시 순안협동농장 등을 방문하면 농장원들이 토장국을 끓이고 나물을 무쳐 상을 차려준다”며 “잘 대접받는다는 생각보다는 농장원들의 인간미에 눈시울이 뜨거워질 때가 많다”고 말했다.

북한의 한 마을에서는 단체 관계자들이 사업장을 방문하면 돼지를 잡아 마을잔치를 벌이는 경우도 있다.
북한 주민들이 지원단체 관계자들을 환대하는 것은 1회성이 아니라 자립이 가능하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데 대한 감사의 표시다.

단체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관계자는 “사업장 주민들이 민간단체들의 도움을 바탕으로 1996년 1인당 북한돈 9천200원에 불과했던 연간소득을 지난해는 그 20배 이상되는 21만8천원으로 올려놓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체관계자들은 북측 주민들이 식사 준비 등에 신경쓰는 것이 부담스러워 일부러 식당을 찾아 따로 먹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관계자는 “사업장을 방문해 기술적인 부분을 끝마친 후에는 휴식을 취한 후 다른 사업을 논의한다든지,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북쪽 사람들과 대동강변을 거닐기도 한다”며 “식사 준비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