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이여, 北정권 심판의 劍을 들자

북한 정권 수립일인 9.9절 60주년이다.

평양에서는 60주년을 자축하는 집단체조 ‘번영하라 조국이여’가 열린다고 한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주민들은 굶고 있는데도, ‘철천지 원쑤’ 미국이 준 식량 4차 지원분(옥수수 2만 4천톤)이 도착했는데 부끄러워 하기는 커녕, 이렇게 미국, 중국, 일본, 남조선으로부터 무려 15년 동안을 빌어먹고 있는데도, 김정일은 주민들을 동원해 자신의 정권을 찬양하도록 한다. 세상에 이런 ‘블랙 개그 콘서트’가 어디 있는가?

이렇게 정권 따로, 주민 따로 존재하는 나라는 아마 지구 역사상 사례를 찾아보기도 어려울 것이다. 정말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는 정권이라면 주민들에게 ‘나라에 먹을 게 없어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이라도 한번 해야 한다. 단군 할아버지가 하늘을 연(開天) 이후로 이렇게 악독하고 교활한 정권은 정말 처음이다. 나라가 망할 때인 신라의 경순왕, 고려의 공민왕, 조선의 고종 때도 이러진 않았다. 먹을 게 없는 백성들을 긍휼히 여기고 슬퍼하기라도 했다. 일제 때도 굶어죽기 싫어 다른 나라로 간 민초들을 도로 잡아들이진 않았다.

하물며 뻔히 사람이 굶고 있는데도, 사람이 굶어 죽어간 지 무려 15년이 넘었는데도 ‘번영하라 조국이여’ 자축 파티라니? 이런 정권이 정권 수립 60년이라고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파티를 열고, 더욱이 군 열병식까지 한다니, 도대체 제정신을 가진 정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지식인들이 북한주민에게 속죄하는 길

사정이 이런지도 모르고, 남조선의 민노당 민주노총 전교조 진보연대 참여연대 한겨레신문 오마이뉴스 등 내부에 있는 ‘정치 코흘리개’들은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어 북한이 저 지경까지 되었는지도 모른다. 자기 자신이 무엇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또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조차를 모르는 것이다.

강만길 리영희 백낙청 등의 ‘관념 사회주의자들’은 아직도 북한사회에 그 무슨 ‘자본주의 모순’을 극복할 사회주의 요소가 있는 줄 알고, 남북이 서로 흉금을 털어놓고 기탄없이 말을 나누면 ‘제3의 진보노선’이 가능할 줄 알고, 모든 것이 ‘미국 탓’이니 미국만 제외하면 같은 말, 같은 DNA의 ‘우리민족끼리 새 세상’이 있을 줄 착각하고 있다.

2300만 북한주민들은 하나같이 개혁개방을 원하는데도, 이들은 공개적으로 김정일에게 ‘개방하라’는 말 한마디 못한다. 노무현이 ‘개혁개방 말을 쓰지 말라’고 했을 때도 똑같이 ‘장군님’ 눈치 보며 노무현에게 한마디 항변도 못한다. 이렇게 사람들을 속이다 보니, 이제 저들은 끝내 자기 자신까지도 속이고 있다. 이것이 북한정권 수립 60년을 맞아 남조선 좌파 지식인들이 보여주는 폐포파립(弊袍破笠)의 남루한 모습이다.

이들은 ‘북한 현대사 60년이 잘못되었다’는 말을 하지 못한다. 그 말을 하면 자신이 ‘보수’가 되는 줄 착각하고, ‘보수’는 무조건 나쁜 것인 줄 알고, ‘보수’에게 항복하는 줄로 착각한다. 보수가 되건, 수구꼴통이 되건 간에 도무지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보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말하려 하지 않는다.

이들은 끝까지 현실을 왜곡하면서 다 떨어진 친북・종북의 ‘진보’라는 간판 뒤에 숨어서 사상적 여생을 보낼 곳을 찾고 있는 것이다. 독한 말로 표현하면 ‘사상의 쥐구멍’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쥐구멍 안에서 훤한 바깥세상을 향해 ‘그래도 우리는 진보야…’라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저들은 앞으로 북한이 개방되고, 민주화되어 지난 60년간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든 것이 제대로 밝혀지는 날, 아예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그뿐 아니라 북한주민들에게 ‘김정일 수령독재에 부역한 죄’를 추궁당하게 되거나, 적어도 도덕적으로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죄로 평가될 것이다.

불과 앞으로 20~30년 뒤 ‘남북 현대사 60년’을 객관적으로 서술하게 될 수많은 새 세대 학자, 언론인, ‘한반도 역사가들’에 의해 이들은 ‘참으로 웃기는 지식인들’로 분류되어, ‘기타 등등 항목’에 그 이름이 들어가거나, 아예 존재 자체도 무시될 것이 틀림없다.

북한정권 수립 60년을 맞아 지식인들이라면 ‘북한 현대사 60년은 잘못되었다’는 선언을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 북한의 개방, 김정일 정권의 평화적 교체를 공개적으로 요구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2천3백만 주민들을 위하는 것이고, 특히 좌파 지식인들이라면 그나마 북한주민들에게 속죄하는 유일한 길이다.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 지식인들은 북한 민주화, 근대화의 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리고 드디어 움직일 때가 되었다. 북한 주민들의 참상 앞에서 지식의 검(劍)을 김정일 정권에게 정면으로 겨눌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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