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北장사꾼, 택시를 상품운반 수단으로 활용”

진행 : 매주 수요일 북한 경제 상황을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3일 첫주 이 시간에는 설송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 실태를 알아볼 텐데요. 겨울 한파가 끊임없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벌써 3월, 포근한 봄이 찾아왔습니다. 70일 전투 고역에 시달리고 있는 북 주민들에게 따뜻한 봄기운이 먼저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인데요. 이런 봄빛 속에서 북한 사경제는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다고 합니다. 설 기자, 관련 이야기 전해주시죠.  

네, 이 시간에는 지방택시 영업에 대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평양과 함경북도 나진에서 택시영업은 이미 체계가 잡혀 보편화됐습니다. 하지만 지방도시에서 택시 영업은 아직 활성화가 덜 됐죠. 돈주(신흥부유층)들의 투자 대상인거죠. 쉽게 말하면 택시 운전수(기사)는 지방에서 남자들의 인기직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개인차를 가지고 시장유통업을 한다든가, 개인택시 운행이 돈벌이로 각광받고 있는 거죠. 북한 사경제의 대표적인 부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평안남도 평성시와 순천시에서는 평양과 달리 개인이 투자하여 택시를 구매하고 운행하면서 수익을 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방택시는 개인이 자율적으로 경영할 수 있다는 것인가요? 자세히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평양택시는 대동강여객운수사업소에서 관리하거든요. 반면 방금 사례를 든 평성과 순천의 지방택시는 평양운수회사에 소속될 뿐 개인이 투자하여 차를 구매하고 관리하며 운행 수익을 올리는데요. 즉 국영시스템에 소속된 것은 평양이나 지방이나 같다고 볼 수 있지만요. 지방택시는 지정된 월 이윤을 국영기업소에 바치고 자유롭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평양시 대동강여객운수사업소가 택시를 지방에까지 확대하려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금난으로 지방 돈주들에게 택시 운영권을 이양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평양택시가 국영운수사업소 행정체계에 속해있다면 지방택시는 비교적 독립적으로 운행된다는 점에서 자율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돈주들이 택시를 구매해도 재산권은 국가에게 있는 거네요. 화물차도 개인이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국영시스템으로 귀속되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네. 우선 돈을 저축한 주민은 시장유통수단을 소유할 목적으로 차를 구매하는데요. 먼저 국영공장기업소에 찾아가 차 등록을 신청합니다. 여기서 서류는 공장에서 대행해주죠. 공장기업소 입장으로서는 시장수익금이 저절로 들어오기 때문에 누구든 환영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신청서를 작성하여 도(道) 설비 감독국에 제출하죠. 자동차는 국가설비에 들어간다는 의미인데요.

도 설비 감독국에서는 다시 국가계획위원회 차 등록과에 문서를 보냅니다. 비준이 되면 차를 구매한 주민이 거주한 행정도시 보안국 차량처에 차 등록문서를 보냅니다. 도 보안국에 한 통, 도 설비 감독국에 한 통을 보내는데요. 마지막으로 차 번호를 받게 됩니다. 북한에서는 보안서를 가리켜 차번호장사꾼이라고 하는데요. 차 번호 없이는 어떤 차도 운행할 수 없기 때문에 보안국 차량처에 뇌물을 주고 차번호를 받습니다. 차 번호판은 함북도의 경우 수성교화소에서 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인이 차를 구매한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한국처럼 차 판매업체가 있는 건가요?

네. 국가기업소가 아닌 개인에게 택시 운영권이 부여됨에 따라 지방 돈주들은 택시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무역와크(무역허가증)로 택시를 공식 수입할 수도 있지만 세금이 많아 밀수로 들어오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에는 ‘연못항’과 ‘강성항’이 있는데, 강성항은 ‘당(黨) 자금’ 확보를 위한 모든 외화벌이 물품들이 대량으로 수출되고, 밀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인데요. 택시를 소유하려는 돈주들은 무역회사에 직접 의뢰해 구매한다고 합니다. 일종의 특권을 가진 권력암시장으로 볼 수 있는데요.

순천시장에서 거래되는 택시는 새차일 경우 한 대당 1만 2000달러, 중고는 6000~7000달러 정도이며, 판매자가 번호판을 해결해 줄 경우 500달러를 더 지불해야 합니다.
 
파탄난 국영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는 사경제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렇죠. 말하자면 공생관계라는 말이 적당한 표현이 아닐까 싶은데요. 북한당국도 최근에는 사경제를 일방적으로 억압하기보다는 적정 한도 내에서 허용하며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경제가 그만큼 중요한 재정수입원이 되고 있는데요. 지방개인택시 영업이 성행하면서 이에 따른 분업화시장이 늘어난 것이 새로운 모습입니다. 예를 들면 택시 판매, 부속품 거래, 기사 채용 등 관련 업종들이 사경제 영역 안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겁니다.

다만 아직까지 평성시나 순천시에서는 개인택시가 수십 대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는데요. 평양시에 택시 400여 대가 운행 중인 것을 감안한다면 아직 지방택시는 활성화 과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택시비용도 궁금한 대목인데요. 기본요금이 얼마인지, 달러로 지불하는지, 평양과 지방은 어떤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 등도 설명해주세요.

우선 택시비용은 모두 달러나 위안화로 지불해야 합니다. 평양시와 지방 택시 기본요금은 2달러로 시작해서 10리당(4km)당 비용은 5달러 정도 나오는데요. 하지만 지방택시는 평양택시 처럼 고용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자체수익을 올립니다. 운전기사의 경우도 성분, 서류 등 절차없이 직접 면접을 통해 채용하며 30~40대 남성으로 경쟁률은 평양시보다 높다고 하는데요. 지방택시는 ‘승인번호 지역’(평양, 국경지역을 갈 수 있는 여행증명서)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 갈 수 있지만 평양택시는 평양밖에 운행할 수 없거든요. 이런 점이 아마 지방택시의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 택시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많을까요? 또한 여성 운전수가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평양시와 지방은 이용자도 역시 차이점이 있습니다. 평양시는 단순 이동목적으로 이용한다면 지방택시는 시장유통자들이 이용하는데요. 쉽게 말하면 지방에서는 시간이 급할 때, 시장상품을 제시간에 유통시켜야 할 때 택시를 이용하게 되는 거죠. 여기서 야밤에 지방택시를 부를 경우는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고, 택시운전자가 부르는 대로 지불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택시운전자들을 보면 60·70 어르신들이 운전하시는 것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북한은 다르죠. 여성운전기사는 채용할 수 없고요. 다만 주유소나 세차장은 한국처럼 도로 곳곳에 있구요.여기에서는 예쁜 20대 여성들을 주로 고용합니다.

북한에서 택시가 경제활동에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도 계속해서 북한 사경제 소식 기대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북한 장마당 물가동향’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북한 장마당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지난주와 비슷한 가격입니다. 먼저 쌀 가격인데요, 평양에서는 1kg당 5100원, 신의주 5100원, 혜산은 526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옥수수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은 2160원, 신의주 2140원, 혜산 2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200원, 신의주 8290원, 혜산은 829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은 1330원, 신의주 1330원, 혜산 1330원으로 지난주보다 조금씩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0900원, 신의주 11000원, 혜산 11200원, 휘발유는 1kg당 평양 7050원, 신의주 7100원, 혜산에서는 7150원, 디젤유는 1kg당 평양 5350원, 신의주 5300원, 혜산은 53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