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신의주의 ‘때아닌’ 야경..왜?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대북제재를 둘러싸고 한.미.중.일.러 등 6자회담 관련국들의 외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졌던 지난 21∼22일 이틀간 중국 단둥(丹東)시 건너편에 위치한 신의주에서 평소와 다른 미세한 변화가 관찰돼 눈길을 끌었다.

보통 때 같으면 저녁식사를 마친 밤 8∼9시께를 전후로 암흑에 잠기곤 했던 신의주에서 새벽 2시 넘어서까지 전깃불을 켜놓고 있는 건물이 다수 목격돼 제법 볼 만한 야경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단둥의 한 대북소식통은 23일 “신의주가 북한의 다른 도시에 비해 전력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는 하지만 저녁식사가 끝나고 1∼2시간 정도만 전력을 충분히 공급해주기 때문에 일찍 불이 꺼진다”면서 “하지만 이번처럼 밤늦게까지 전깃불이 많이 켜져 있는 광경은 평상시와는 다른 모습”이라고 말했다.

단둥세관에서 만난 북한의 한 트럭기사도 “저녁을 먹고 나면 가족과 대화를 나누거나 TV를 보다 곧 잠자리에 드는 게 신의주 시민의 일상적인 생활”이라고 말해 이런 분석을 뒷받침했다.

신의주에서 밤새 불을 켜두는 장소는 압록강철교 바로 건너편에 자리 잡고 있는 신의주역과 역사 근처에 위치한 김일성 주석의 혁명사적지 정도가 고작이다.

이곳은 밤마다 환하게 조명을 밝히고 있어 해가 지면 곧 컴컴한 어둠 속으로 사라지곤 하는 신의주의 다른 지역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이 때문에 단둥시민들은 “사적지 부근 하늘이 어두워지면 틀림없이 북한에 뭔가 일이 벌어졌다는 징표”라고 말한다.

이번 주말에 목격된 신의주의 야경은 김 주석의 사적지 주변뿐 아니라 압록강과 접해 있는 지역에서도 관찰됐다는 점에서 “혹시 신의주에 평소와 다른 일이 벌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단둥의 한 교민은 “아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같은 최고위급 인사가 신의주를 방문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21일부터 23일 오전 현재까지 방송된 북한 관영 TV 보도에 김 위원장이 신의주를 방문했다는 내용은 없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미국의 첩보위성이 24시간 북한을 감시하고 있는 점을 노려 북한이 대북제재가 임박하자 ‘제재를 하더라도 버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대외에 전달하려고 불을 켜놓은 것이 아니겠느냐”고 추측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 17일 김일성 주석이 만들었다는 ‘타도제국주의동맹’ 결성 80돌을 맞아 평양에서 대규모 횃불 행진을 벌였다는 사실에서 떠올린 추측인 듯 했다.

지난 주말 전깃불이 주로 관찰된 장소가 압록강변에 위치한 공업지대와 겹친다는 점에서 공장들의 야간작업이 주된 이유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압록강변의 한 아파트에 사는 교민은 “지난 토요일(21일) 밤 강 건너편에서 배를 수리하는 지 밤새 용접 불꽃으로 주변이 번쩍번쩍 환해지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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