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3종의 신규 스마트폰을 출시해오던 북한이 지난해에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신제품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해에는 새로운 지능형 손전화기(스마트폰)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로 인해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평양(5종), 진달래(4종), 철령(2종), 푸른하늘(3종) 시리즈, 길동무(1종) 등을 출시했다. 고성능 스마트폰부터 보급형까지 다양한 종류를 선보였던 북한이 작년에는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지 않은 것이다.
이중 철령(201,202), 진달래(6, 7)는 북한 선전 매체가 지난해 초에 공개했지만, 실제 출시는 2019년 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평양2425의 경우 출시 후 6개월여가 지난 다음 선전 매체를 통해 개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본지가 확보한 철령201의 제품 사진에도 생산일이 2019년 말로 표시돼있다. 실제 출시일과 언론에 공개되는 날짜에 시차가 있는 모습이다. (▶관련기사 바로 보기 : 북한 新 스마트폰 ‘진달래 6, 7’ 공개… ‘진달래 3’ 이후 2년여 만)
그러면서 소식통은 “비루스로 인해 국경이 막히면서 (외부에서) 필요한 물품을 가져오지 못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면서 “지금은 신형 손전화기를 만들 상황이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스마트폰을 자체적으로 개발한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기기의 단말기 국제 고유 식별번호(IMEI)를 확인하면 모두 다른 나라 제조사로 나온다. 이 때문에 북한이 다른 제조사의 완제품 혹은 핵심부품만 들여오고 나서 재조립해 소프트웨어만 설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부에서 스마트폰 제조에 필요한 부품을 들여오지 못하면 기존 제품은 물론 신제품을 만들 수 없는 환경인 셈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국경을 봉쇄하고 무역을 중단하다시피 했다. 중국 해관총서(한국 관세청 격)에 따르면 북중 간 2020년 공식 교역액은 2019년 대비 80%가량 줄어들었다.
무역이 막히면서 북한은 스마트폰 제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전혀 수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북한은 전자기기 수출입을 금지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2397호)에도 몰래 부품을 들여와 스마트폰을 제조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 앞에서는 무릎을 꿇은 모양새다. 코로나19가 대북제재보다 북한 경제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북한은 매년 전국정보기술성과전시회를 통해 새로운 신제품들을 자랑해왔다. 이 자리에서 새로 출시된 스마트폰이 확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작년 정보기술성과전시회 관련 소식을 내놓지 못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정보기술성과전시회가 개최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