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자 한국 역할 빛날까

18일 베이징에서 개막하는 6자회담에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 지 관심이다.

6자회담이 기본적으로 북미 간 힘겨루기 성격이 짙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회담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비중은 적지 않았다.

작년 9월 4차 2단계 회담에서 북미 간 극심한 신경전 속에서 ‘접점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지배적 전망을 일축하고 끝내 회담 타결을 유도한 배경에도 의장국인 중국 못지않게 한국의 중재 역할이 주효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북한과 미국을 오가며 때로는 직설적으로 때로는 은근하게 협상 의지를 북돋우며 양측의 간극을 메우는 촉매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BDA(방코델타아시아)에 대한 금융제재를 문제 삼아 북한이 회담 참여를 거부, 6자회담이 장기간 교착국면에 처해있던 상황에서도 한국은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제시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고 이는 직간접적으로 북미를 협상장으로 이끈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18일 개막하는 이번 5차 2단계 회담은 지금까지의 회담과는 환경이 사뭇 달라 한국이 과거와 같은 중재역을 할 수 있을 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북미가 첨예하고 맞서고 있는 BDA 문제가 이번 회담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 사안이기 때문이다. BDA 문제에 대한 논의는 6자회담과는 별개로, 북미 간에만 진행되기 때문에 한국이 끼어들 여지가 거의 없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도 이런 점을 감안해 애초부터 이에 관여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단에 재무 전문가가 전혀 없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정부 당국자는 “북미 간에 BDA 문제에 대한 논의가 어떻게 흘러가는 지 가끔 물어볼 수는 있겠지만 여기에 직접 관여할 생각은 없고 보낼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BDA 문제로 인해 이번 회담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한국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게 회의론의 핵심이다.

실제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16일 입국하면서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우리에 대한 제재해제가 선결조건”이라고 주장해 BDA 문제가 회담의 암초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 대표단은 그럼에도 우리의 역할이 과거 못지않게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자회담에 정통한 정부 고위 당국자는 16일 저녁 베이징에서 브리핑을 통해 “막후에서 북미가 서로를 잘 이해하도록 돕는 것은 우리 외에 할 수 있는 나라가 없다”고 한국의 중재 역할을 강조했다. 과거 6자회담에서 그랬던 것처럼 북미 간 다리를 놓는 한국의 중재자 역할은 이번에도 유효하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서로의 이해가 상충한다면 그것대로 조정해야겠지만 제일 안타까운 상황은 상대방의 의도를 잘못 판단해 협상이 안 되는 것”이라며 “상호간 불신의 골이 깊은 상황에서는 남이 무슨 말을 해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그럴 때는) 양측의 어법을 잘 아는 나라가 도와야하며 우리가 남들이 못하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이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해도 이는 북미 간에 오해를 풀어주는데 그칠 뿐 본질적인 면에서 한국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점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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