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보부장 이후락, 평양 극비 방문(1972.5.2)

▲남북공동성명을 발표하는 이후락 중앙정보부장

1972년 5월 2일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은 3명의 수행원과 함께 판문점을 경유, 극비리에 평양을 방문했다. 5월 2일부터 5월 5일까지 3박 4일간 평양에 체류하는 동안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은 김일성과 2차례, 김영주와 2차례 회담했다.

이후락과 김영주 노동당 조직지도부장간의 회담은 예정된 일정이었던 반면, 김일성과의 면담은 갑작스럽게 이뤄어진 것이었다.

5월2일 평양에 도착해 김영주와 두 차례 회담을 가진 이후락은 북측이 이끄는 대로 만경대 김일성 생가를 둘러 본 뒤 평양대극장에서 북한의 혁명가극 ‘밀림아 얘기하라’를 관람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그 후 이후락이 숙소에서 잠을 청하고 있을 때 예고 없이 들이닥친 북측 인원들은 이후락을 김일성의 관저로 데려갔고, 김일성과 이후락의 회담은 여기서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김일성은 처음으로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3대 원칙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락의 평양 방문 후에 김일성은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 3박 4일간 박성철 부수상을 비밀리에 서울로 파견했다. 수행원을 대동한 박성철은 서울에 체류하는 동안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 2차례 회담하고, 박정희 대통령을 1차례 예방했다.

쌍방은 이후락과 김영주가 공동위원장이 되고 각기 3∼5명의 쌍방 대표로 남북조절위원회를 구성•운영키로 하고, 위원회 안에 분야별 분과위원회를 설치해 남북간에 다양한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같이 이후락, 박성철의 서울•평양 상호 방문을 통해 이루어진 쌍방간의 고위급회담은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의 기초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