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제재’는 뒷전…“北 돌아와” 손짓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로켓발사에 대한 제재를 시사하는 ‘의장성명’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한·미·일 등이 주도하고 있는 ‘대북제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외무성 성명을 통해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에 반발, ‘6자회담 불참’ ‘불능화 중단’ ‘핵시설 원상복구와 핵억지력 강화’ 등 강도 높은 대응의사를 밝히자 “6자회담은 지속돼야 한다”면서 각국이 대북제재에 신중을 기할 것을 촉구했다.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러시아 외무차관은 15일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길 바라지 않는다”면서 “무엇보다도 6자회담을 재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또 그는 “북한 로켓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대응이 준비될 때, 러시아는 6자회담 재개에 주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6자회담과 그 결과는 6개 당사국이 공동 노력을 기울여 이룩한 소중한 산물”이라며 “각 당사국은 냉정하고 절제된 태도로 장기적이고 대국적인 관점에서 6자회담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융화(程永華) 주한 중국대사도 15일 북한 로켓 발사와 관련,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경 대응 움직임에 대해 “나쁜 결과를 부를 수도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6자회담에 대해 “유효한 수단이며 착실한 성과를 거둬왔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중국과 러시아는 우선 유엔안보리 의장성명에 대한 북한의 반발을 무마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14일 발표한 외무성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의 강도적 논리를 그대로 받아 문 것이 바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라고 비난하며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했다.

특히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써 북한의 ‘6자회담 탈퇴 선언’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장위 대변인이 “우리는 유엔 결의안의 채택과 새로운 제재조치에 반대했다”며 북한 달래기에 나섰던 것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6자회담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는 대(對)한반도 정책과 아시아 전략에서 일정한 역할을 보장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북한의 ‘불참 선언’은 중국과 러시아의 ‘개입력 상실’을 의미하게 된다.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6자회담 불참’ 반응에 즉각적인 성명을 발표하고, 유엔 안보리가 대북 결의안 대신 의장성명을 채택한 것이 북한을 배려키위한 자국의 노력 결과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6자회담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결의안 마련에 반대한 이유는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도록 설득하기 위한 명분 축적용이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러시아 정치·외교 분야에 정통한 여인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는 경제발전을 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한반도 안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대북 제재가 강력히 취해지거나 북한을 고립시키면 한반도 불안정이 야기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반대 입장을 피력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여 선임연구위원은 “따라서 의장성명에 따라 안보리 결의안 1718호가 실효적인 조치가 되더라도 러시아는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춘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이기 때문에 아무리 구속력 있는 ‘의장성명’이라고 하더라도 대북제재에 동참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중국은 ‘각국의 대북제재를 막고 있을 테니 빠른 시일 내에 6자회담에 복귀하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최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은 북핵문제가 더 시급한 문제임을 강조하면서 안보리 제재에 거리감을 두고 북한이 회담에 나올 수 있도록 명분을 주려 할 것”이라며 “조만간 고위급 특사 파견을 추진해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고 6자회담 재개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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