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1일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을 견제하는 듯한 내용의 ’21세기 국제질서에 대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양국 정상은 공동선언에서 “모든 국가들은 각자 특성에 맞는 발전 방법을 찾고 국제 이슈에서 동등한 참여 및 동등한 발전을 전적으로 보장받아야 한다”면서 “분쟁은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일방적인 행동을 피하고 독재 정책이나 무력적인 위협과 사용에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주권국의 객관적인 발전 과정을 무시하고 외부로부터 특정한 사회정치적 모델을 강요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국제적인 인권 보호도 모든 국가들간 주권 평등과 내정 불간섭의 원칙하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국제문제에서 독선과 압제를 지향하지 말아야 하며 선두 국가와 후진국을 나누려는 기도도 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후 주석은 특히 정상회담이 끝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중요한 이익이 걸린 대만과 체첸 같은 문제에서 양국은 상호 지지하기로 했다”면서 “중앙아시아 안정과 한반도 핵문제, 유엔 개혁과 같은 중요한 국제 이슈들에 대해서도 (러시아와) 상호 협력과 조정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양국 정상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유엔 역할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유엔의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위협으로부터 대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안보를 위해 테러집단 자금원을 비롯해 민족과 인종, 종교 등 테러 및 극단주의를 조장하는 이데올로기들을 발본색원해야 한다면서 여기에는 이중기준이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상회담이 끝난 뒤 크렘린에서 양국 기업인들은 정상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은행, 에너지, 정보통신, 우주개발 등의 분야에서 협력 협정서에 서명했다.
러시아 브네쉬토르그방크(대외무역은행)는 2억1천200만달러의 차관을 중국개발은행으로 도입하는 협정을 맺고 중국행 수출 기업에 대해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전날 별장 회동에 이어 전략적 상호의존 관계가 커지고 있다는데 만족감을 나타냈다.
푸틴 대통령은 “안보분야에서 상호협조와 경제교류가 높아지고 있다는데 만족한다”고 밝혔고 후 주석도 “양국은 국제무대에서 전략적 파트너로서 일치된 입장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