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 파견된 北노동자, 살아남으려 몸값 낮춰”

중동 국가에 나가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이 자본주의 시장의 가격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나라의 인력에 비해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8일 보도했다.

쿠웨이트에 진출해 있는 북한 근로자들이 한 달간 일하고 받는 월급은 약 50 KD(쿠웨이트 디나르)로 200달러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월급도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인력회사로 직접 입금되기 때문에 실제 노동자들이 손에 쥐는 돈의 액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북한 노동자들은 쿠웨이트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의 건설 현장에서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이란, 이집트와 같은 저개발 국가에서 온 노동자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방송은 쿠웨이트에서 북한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한 건설 기업의 경우 북한 근로자들이 인도나 방글라데시 등 다른 나라의 근로자들에 비해 10% 이상 적은 월급을 받고 있다며, 그 액수의 차이가 최소 월 20달러에서 최대 50달러 정도라고 전했다.

방송은 또 북한 근로자들이 개인에게 돌아가는 몫이 적을수록 경쟁력 있는 가격을 낼 수 있다는 자본주의의 원리에 따라 월급을 낮추면서까지 일감을 따내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동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근로자들은 건설 현장이나 유전 시설, 오물 처리장 등에서 일하는 단순 노무직이 대부분이지만 그 중에는 대형 장비를 다룰 수 있는 기술자도 포함돼 있다.

중동 현지 기업의 한 관계자는 “작업 현장에 다른 나라의 인력을 투입하면 4개조가 필요한데 북한 인력들의 경우 손기술이나 생산성이 좋아서 3개조만 들어가도 그 이상의 생산성을 낼 수 있다”며 “때문에 나머지 한 개조는 시내의 다른 현장에서 별도의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이 돈을 4개조원이 나누어 가지는 방법으로 부족한 부분을 매운다”고 말했다.

지난 1995년부터 외화벌이의 목적으로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 나온 북한 근로자는 현재 쿠웨이트에만 약 3천 명에서 5천 명 규모인 알려졌다. 북한 근로자들은 현지의 하청업체와 계약을 맺고 한국 기업이나 다른 나라의 건설, 유전 공사현장에 투입돼 일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근로자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단체생활을 하고 있고, 시내에서 이동할 때도 항상 김일성 배지를 가슴에 단 당원들이 따라다니는 등 통제된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