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제안은 대북 에너지 프로젝트인 듯

정부는 12일 오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주재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제4차 6자회담에 대비한 전략을 최종 확정한다.

정부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선언 다음 날인 10일 NSC 실무대책회의를 열어 내부 전략의 대강을 짰으며 11일 고위전략회의에서 살을 붙여 완성도를 높였다.

이달 초 정동영(鄭東泳)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 겸 통일부 장관의 미국 방문시 한미 양국이 대북 ‘중대제안’과 작년 6월 제3차 6자회담에서 미측이 제시한 안(案)을 결합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를 했던 점에 비춰볼 때 우리 정부의 내부 전략은 이 두 가지 방안을 합리적으로 통합한 형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초미의 관심인 중대제안은 적어도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로 추진했다가 공사가 중단된 100만kW급 경수로 2기에 해당하는 단 건의 대규모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대북 중대제안을 보고한 뒤, 공개 여부를 논의하며, 공개가 결정되면 회의 이후 정 장관이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현재 대북 에너지 지원 기구를 설립해 궁극적인 핵폐기를 전제로 하는 ‘핵동결 대 보상’ 원칙에 따라 단계별로 에너지는 지원하자는 방안일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이 방안은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각 나라의 사정에 맞게 한국과 중국의 경우 접경 지역의 철도와 도로를 이용한 석탄 지원, 러시아는 잉여 전력공급 등 초기단계의 지원에서부터 종국에는 미국과 일본도 참여하는 사할린 가스전 연결사업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미측의 3차회담 안은 핵폐기를 위한 3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북한이 국제사찰을 받는 방식의 핵폐기를 받아들일 경우 한ㆍ중ㆍ일ㆍ러 4개국이 매달 수만t의 중유를 제공하고, 미국은 대북 불가침 안전보장을 제공할 용의가 있고 테러지원국 명단해제와 경제제재 해제에 대한 협의도 가능하다는 반대급부를 담고 있다.

정부는 특히 북미간 최대 쟁점인 HEU(고농축우라늄) 핵프로그램 존재 인정 공방과 관련해 북한에게는 결백 입증을 위해 사찰 수용을, 미국은 자백 강요 대신에 거증을 권유하는 방법으로 중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우리 정부의 내부 회담전략을 확정하고 이를 토대로 미측과 6자회담 공조 방안을 조율해 나갈 방침이다.

반기문(潘基文) 외교장관은 이날 오후 7시30분 서울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에서 방한하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만찬회담을 갖고 4차 6자회담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단기 및 중장기 전략을 집중적으로 조율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부시 미 행정부의 분위기는 과거 어느 때보다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져 이날 한미 외교장관 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그런 분위기는 11일자 워싱턴 포스트가 라이스 장관을 수행 중인 관리들을 인용해 “북한이 미국의 우려에 건설적으로 답할 경우 미국은 북핵문제의 교착국면 타개를 위해 미국의 제안과 조건과 내용을 바꿀 용의가 있다”고 전데서도 감지된다.

이는 그동안 3차회담 안의 수정불가 입장을 보여온 미 행정부가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되고 있다.

무엇보다 라이스 장관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 미 행정부의 6자회담 라인이 6자회담을 통해 진전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이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그동안 북한은 3차회담 종료 후 미측 안에 대해 사실상 ‘선(先) 핵포기’ 주장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정부는 지금까지 해온 적극적, 주도적 역할을 계속해 미 행정부 내의 이런 분위기를 회담 성과로 이어낸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향후 2주간의 6자회담 사전협의 과정에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최대한 동원해 북미간 ‘접점찾기’에 주력하는 한편 본회담에서 실질적인 협상을 통한 이견 해소에 주력해 진전을 도출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오는 27일께 베이징(北京)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4차회담이 향후 북핵문제가 해결로 가느냐, 또 다시 악화되느냐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적어도 한반도 비핵화를 골자로 한 큰 원칙과 관련해 가닥을 잡을 경우 후속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대화가 아닌 다른 수단 논의가 본격화돼 북핵 문제가 다시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한ㆍ미 협의에 이어 14일 서울에서 한ㆍ미ㆍ일 3자 고위급협의를 가진 뒤 한ㆍ중 협의도 계획하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자격으로 12∼14일 방북하는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후 주석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기회를 놓치지 말고 실리를 챙길 것’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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