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제안’과 남북한의 고뇌

북한이 전력 200만㎾의 지원을 골자로 하는 남한의 이른바 ’중대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고심을 거듭하는 가운데 정부도 북측을 설득하기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북측이 가장 고민하는 대목은 이 제안이 결국 선핵포기를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점이다.

중대제안은 북한이 핵폐기에 합의하면 현재 중단 상태에 있는 경수로 건설을 종료하는 대신에 우리나라가 2008년부터 독자적으로 200만㎾의 전력을 송전 방식으로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어 북측은 이 같은 입장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측의 의문은 전력지원의 전제조건과 시점만을 고려한데서 나온 것이라게 정부측 설명이다.

즉, 이번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핵포기 등을 약속하면 곧바로 중유 50만t의 지원이 남한을 포함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공조 속에 이뤄질 것인 만큼 핵포기 약속과 동시에 에너지 지원이 이뤄지는 셈이고 전력지원은 그 연장인 셈이라는 지적이다.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중대제안을 발표하면서 “북한이 (6자회담에서) 핵폐기에 동의하면 송전 개시전까지 기간에 2002년 12월 중단한 중유 공급 계획이 6자회담을 통해 논의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물론 대북 중유지원에 그동안 북한이 요구해온 미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대북 정책의 변화를 보여줘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전력지원을 위해서는 대략 3년여 정도의 공사기간이 필요한 만큼 2008년부터의 지원을 위해 남한 정부는 북측의 결단과 동시에 전력공급을 위한 송배전 시설의 마련 등에 들어가야 하는 만큼 선핵폐기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북한은 이른 바 에너지 주권에 따른 전력공급의 안정성 부분에도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 채 남측과의 접촉에서 많은 의문을 던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역시 북측이 남측에서 송전된다는 부분에만 집착하고 국제사회와 남북관계의 큰 틀을 보지 못한데서 오는 오해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핵 폐기후의 대북 송전 상황은 기본적으로 절대적으로 남북관계의 신뢰에 기초한 것이며, 6자회담 틀내에서 기본적 조건들이 논의될 것이기때문에 전쟁이라는 상황이 아닌 이상 전력공급이 끊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기간 등을 감안하면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고 남북 장관급회담과 장성급회담 등 정치.군사 분야 회담과 동시에 각종 경제, 사회, 문화부문에서 남북간 협력이 이뤄지면 3년 뒤 남북관계는 불가역적인 상황에 도달해 신뢰가 공고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정부의 중대제안에 대해 “그동안 북측이 요구해온 전력공급이 이뤄지는 것은 사실상의 통일상태의 실현으로 봐도 될 것”이라며 “남북간의 신뢰를 기반으로 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단 정부는 북측과의 접촉을 통해 이 같은 설명을 통해 중대제안에 대한 의구심을 푸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정동영 장관은 26일 열린우리당의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해 “엊그제 남북접촉에서 북의 일반적인 입장을 들었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북은 이른바 중대제안에서 북의 입장을 반영하는 대응안을 제시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중대제안은 남측의 제안이기는 하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앞으로 4차 6자회담 과정과 남북간 접촉을 통해 ’열린 공간’ 속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모습을 만들어가게 될 전망이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