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회담 결과에 실망·곤혹

힘든 협상 과정을 거쳐 13개월 만에 재개된 6자회담이 22일 다시 확실한 기약도 없이 휴회에 들어감에 따라 회담 재개를 위해 그동안 많은 공을 들여온 의장국 중국이 다소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러한 결과를 예상이라도 한 듯 중국 외교부의 친강(秦剛) 대변인은 전날 오후 정례 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당연히 합당한 역할을 하겠지만 회담의 진전 여부와 진전 내용이 완전히 중국측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거부 반응을 보였다.

친 대변인은 그러한 생각은 “비객관적이고, 비현실적이고 불공평하다”면서 “중국측은 6자회담 참가국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해 상호 간의 거리와 입장 차이를 줄일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최종 결과는 6개 참가국의 공동노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이 휴회 결정 후 짤막한 의장 성명을 발표했으나 별로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 확실한 회담 결과에 대해 아직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의장 성명은 각측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 의지를 재확인하고 9.19 공동성명 이행을 거듭 확인하는 동시에 ‘행동 대 행동’ 원칙에 근거해 단계적인 방식으로 조속히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해 조율된 조치를 취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장 빠른 기회에 다시 회담을 열기로 했다”는 표현으로 회담 재개에 대한 희망을 걸게 하는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한 의장성명 내용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 과정이 아무리 멀고 험하다 해도 우 부부장이 회담 첫 날인 18일 개막식 인사말에서 한 내용과는 한참 거리가 있어 보인다.

당시 우 부부장은 “중국은 이번 회의 기간에 두 가지를 다룰 것을 제안한다”면서 “그 하나는 9.19 공동성명의 전면적인 이행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토론을 통해 확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동성명 이행의 초기단계에 각국이 해야할 일을 논의해 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 재개에 앞서 친강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회담 참가국들이 유연하고 실질적인 태도에 입각, 실제적인 행동을 취함으로써 회담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중국이 ‘긍정적인 성과’에 기대를 걸고 있음을 시사했었다.

각국이 인식하는 ‘긍정적 성과’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우 부부장이 밝힌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확정하는 것’이나 ‘초기단계에 각국이 해야할 일을 정하는 것’이 중국측에서 생각하는 ‘긍정적 성과’의 수위였음은 확실해 보인다.

이에 따라 활발한 중재외교와 특사외교를 통해 힘들게 판을 벌였으나 결국 실망스런 결과만 맛보게 된 중국이 앞으로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자국의 주요한 외교적 성과로 치부될 수 있는 6자회담의 모멘텀을 이어가게 될지 주목된다.

중국 당국자들과는 달리 다수의 국제문제 싱크탱크 전문가들은 회담 재개 전부터 13개월 동안 중단됐던 회담의 재개 자체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이번 회담에서 괄목할 만한 돌파구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실제 결과에 접근한 전망을 내놓았었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양보장(楊伯江) 연구원은 “6자회담이 마주하고 있는 곤란이 여전히 큰 상태여서 실질적 진전을 얻기 어렵다. 회담 참가국들은 이에 대해 충분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핵문제는 한 두 차례의 회담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칭화(淸華)대학 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 류장융(劉江永) 교수도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 진전을 거두게 될 것으로 낙관할 수는 없다. 회담 재개는 단지 다음 회담을 개최를 위한 토대를 만들고 9.19 공동성명의 최종적인 이행을 위한 길을 내는 일을 할 수 있을 뿐”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군비통제 및 지역안보 전문가인 선딩리(沈丁立) 푸단(復旦)대학 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은 현 시점에서 북한이 인식하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중 금융제재 문제가 첫 손가락에 꼽히는 것으로 보고 “북한은 금융제재 하에서 핵실험에 성공했기 때문에 제재해제 입장에서 물러설 여지는 없다”고 단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이번 회담에서 적어도 공동성명이나 공동선언이 나왔다면 다음 단계의 회담을 열기 위한 길을 낸 것으로 볼 수 있겠지만 날짜조차 확정하지 못했다는 것은 6자회담의 역할에 의문을 갖게 한다”면서 “다음달 뉴욕에서 열리는 방코델타아시아(BDA) 실무회의에 다시 기대를 걸어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이번 회담에서 커다란 돌파구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핵문제와 관련해 작은 돌파구조차 열리지 않은 것은 금융제재 문제가 가장 큰 요인일 수도 있지만 그와는 별도로 다시 회담이 열리더라도 북.미 양국의 줄다리기가 더욱 격렬한 양상을 띄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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