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양(瀋陽)주재 한국영사관을 이탈, 미국영사관에 진입해 미국망명을 요청한 탈북자 남자 3명, 여성 1명의 향후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5월 5일 탈북자 6명의 미 망명 이후 이들 4명도 미국행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는 탈북자 문제를 둘러싼 미-중간 현안이 될 전망이다.
그러면 지금까지 재중 탈북자가 한국 공관이 아닌, 외국공관에 진입했을 경우 외국공관과 한국 대사관, 그리고 중국은 어떻게 처리했을까.
제3국 추방 형식 많이 취해
지금까지 중국은 탈북자들이 외교공관에 진입했을 경우, 필리핀과 태국 등 제3국으로 추방하는 형식을 취해왔다.
2001년 장길수군 가족 7명의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베이징 사무소 진입, 2002년 3월 탈북자 25명의 스페인 대사관 진입 등이 있었다.이후 독일,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외교공관으로 진입했던 탈북자들은 대부분 그들이 희망하는 행선지와 무관하게 모두 한국으로 입국했다.
2003년 8월 태국 한국영사관의 보호소를 떠나 일본영사관에 진입해 일본망명을 요청했던 박장선(39세)씨를 비롯한 탈북자 9명도 한국 외교공관으로 신병이 인도됐다. 박씨는 “우리 일행은 일본행을 원했지만, 심사를 마친 후에 결국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2003년 몽골주재 미국대사관 진입을 시도했던 탈북자 김씨도 “외국공관에 탈북자가 진입하면 그 나라 외교부는 한국외교부에 통보하고, 한국외교부는 탈북자들을 설득시키는 방법으로 한국에 보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미국의 ‘북한인권법’ 제정이 안된 상황이었고, 이번 탈북자의 미국공관 진입은 이달 초 탈북자 6명의 미국망명이 막 이뤄진 점으로 보아 지금의 상황과 많이 틀린다.
그러나 탈북자들이 제3국으로 추방될 경우, 미국행은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는 탈북자들도 많다.
2002년부터 태국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을 통해 미국망명을 신청했던 박영철(43세)씨는 근 3년만에 미국행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입국했다.
박씨는 유엔에서 발급하는 ‘유엔난민증’을 가지고 이민국 감옥과 태국감옥을 전전긍긍하며 미국변호사들과 접촉했지만, 미국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박씨는 “난민증을 받고 미국변호사들과 접촉하려면 18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고, 유엔접수증도 2년 기한이 지나면 다시 갱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태국에서 북한사람이라는 것만 확인되면 난민지위를 받지만, 그렇다고 미국에 쉽게 가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난민정책이 아주 까다롭다”고 말해 설사 난민지위를 받더라도 미국행의 어려움을 시사했다.
박씨는 계속하여 “이번 선양사건은 중국 땅에서 벌어져 껄그럽다. 기일이 얼마나 걸릴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영진 기자(평양 출신 2002년 입국)hyj@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