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특사 방북…배경과 전망

북한의 핵실험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안 채택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에서 부총리급인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특사로 북한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져 방북결과가 주목된다.

북한은 이번 중국 측 특사의 방북 기간 국제사회의 우려와 미국의 입장을 가감 없이 전달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의 결의안 채택에 앞서 탕자쉬안 국무위원은 후 주석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해 부시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던 만큼 현재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7일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금후 미국의 동향을 주시할 것”이라며 “그에 따라 해당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다 이번 중국 특사의 방문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동북아시아 순방 및 중국 방문 일정과 맞물리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을 매개로 북한과 미국 간의 간접대화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탕 국무위원의 미국 및 러시아 특사 방문 직후이고 라이스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일정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특사를 파견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며 “북한의 입장에서는 생생한 미국의 입장을 전달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측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2차 핵실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무모한 행위를 다독이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위해 장비와 인력을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 포착되고 미국 언론에서는 북한이 중국 측에 2차 실험 계획을 통보했다는 기사가 보도되는 등 상황악화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이를 막으려는 의도도 포함됐다는 것이다.

또 러시아가 유엔 제재결의를 앞두고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 차관을 평양에 파견했다는 점에서 중국이 대북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해 전격적으로 특사를 북한에 보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위기 상황을 악화시킬 대로 악화시켜놓은 만큼 이제는 외교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측 특사를 수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외무성 성명을 통해 당장 추가 조치를 취하기 보다는 미국 측의 동향을 지켜보면서 대응조치를 취하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밝힌 가운데 미국의 ABC 방송을 받아들이는 등 적극적인 선전전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따라서 이번 중국 측 특사의 방북 과정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나 고위층의 면담을 통해 북한은 자신들의 입장을 재차 밝히면서 미국 부시 행정부가 취하고 있는 금융제재와 대북 적대정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북한의 입장을 감안하면 당장 추가 핵실험이 이뤄지기 보다는 당분간 숨 고르는 과정을 거치면서 후속조치를 취해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간을 두면서 핵실험에 필요한 기술적 준비를 해나가는 가운데 일단은 현재 올려 놓은 위기상황을 판돈 삼아 외교적 협의를 해나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현재 상황이 특사가 가기에는 적기”라며 “북한의 입장에서도 사태를 악화시키기만 하기 보다는 현재 국면에서 자신들의 입장이 얼마나 관철될 수 있을지 타진해보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후 주석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탕 국무위원은 북한과 관계가 돈독해 올해 4월과 작년 7월에도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과 직접 면담을 했다.

탕자쉬안 국무위원은 올해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중국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조.중우호협조 및 호상 원조에 관한 조약’ 체결 45주년 기념연회에 참석해 “현시기 국제정세가 복잡하지만 중.조 친선협조관계를 발전시키려는 두 나라 인민들의 염원은 변함이 없다”고 말해 북중관계 발전에 대한 신념을 보이기도 했다.

작년 7월 면담 직후에는 북한이 6자회담 복귀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탕 국무위원이 북한을 6자회담이라는 협상테이블로 북한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이번 방북에는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지내며 북중간 당대당 외교로 대북신뢰를 쌓아 북한이 속내를 털어놓는 상대인 다이빙궈(戴秉國) 부부장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져 방북 결과에 더욱 기대를 높이고 있다.

다이 부부장은 2003년 후 주석의 특사로 방북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후 주석의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으며 작년 4월에는 극비 방중한 북한 외교의 총괄책임자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과 만나 북핵문제 해법을 논의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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