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해기선점 남.북한과 마찰 소지

중국과 북한의 배타적경제수역(EEZ) 획정문제가 걸려 있는 황해 북부(북황해)의 중국측 영해기선점 가운데 일부가 암초거나 무인도 등인 것으로 드러나 향후 양국 EEZ 획정시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영해기선점은 어떤 나라의 영해, 접속수역 및 EEZ 획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EEZ 획정의 기준으로 삼을 수 없는 암초와 무인도 등을 영해기선점으로 설정할 경우 상대 연안국과의 마찰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이 아직 공표하지 않고 있는 북황해 영해기선점들 가운데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행정구역상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 해역에 속하는 위옌(遇巖), 위안다오(圓島), 다먼딩(大門頂) 및 하이양다오(海洋島) 등 4곳. 그중 거주 인구가 5천명 이상인 하이양다오를 제외한 3곳은 암초거나 무인도다.

만 으로 도’과 ‘위옌(遇巖)’이다. 다먼딩은 다롄시 창하이(長海)현의 유인도 장쯔다오(獐子島)에서 남쪽으로 9.26㎞, 위옌은 다롄항에서 정남쪽으로 약 37㎞ 떨어진 바다에 자리잡고 있다.

◇ 황해북부의 중국 영해기선점들 = 다롄시 사지판공실(史志辦公室)의 인터넷 사이트인 ‘다롄사지망(大連史志罔)’, 중국 최대의 인터넷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百度)’의 온라인 백과사전 등에는 행정구역상 다롄시 관할구역인 이 4곳이 중국의 영해기선점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들 자료에 따르면, 위옌은 다롄항에서 정남쪽으로 37㎞ 떨어진 황해 바다의 군초(群礁) 가운데 하나다. 만조 때는 수면 위로 드러나지만 간조 때는 거의 물에 잠기는 간출암(干出巖)이다. 크기는 길이 20m, 너비 25m, 면적 약 50㎡.

위안다오는 다롄항에서 동남쪽으로 약 39.8㎞, 위옌에서 서남쪽으로 46.2㎞ 거리에 있는 랴오둥(遼東)반도 최남단의 고도(孤島). 길이 300m, 너비 140m, 육지면적 4만2천㎡에 해발 62m인 이 바위섬에는 등대를 비롯한 선박항해 및 무전통신 설비가 있다.

다먼딩은 주초(主礁)를 비롯한 얼퉈쯔(二타<土+宅>子), 싼퉈쯔(三타<土+宅>子) 등 3개의 현암(顯巖)과 5개의 간출암(干出巖)이 1천500㎡ 수역에 흩어져 있는 암초군으로서, 주초의 면적은 20㎡, 해발은 13.3m다.

하이양다오는 대륙과 가장 가까운 거리가 61㎞인 인구 5천600여명의 유인도로서, 중국을 기준으로 볼 때 북황해 동쪽의 가장 외곽에 자리잡고 있다. 말굽 모양의 이 섬은 길이 8.25㎞, 너비 2.18㎞, 면적이 18.03㎢다.

암초란 원래 해면 밑에 있으면서 주위에 비해 돌출한 바위나 산호를 일컫지만, 대체로 ▲간조 때에도 해면 밑에 잠겨 있는 은암(隱巖.암초) ▲간조 때는 드러났다가 만조가 되면 해면 밑에 잠기는 간출암(간출초) ▲만조 때에도 해면 위로 드러나 있는 현암(현초) 등을 통칭하기도 한다.

1996년 5월15일, 중국은 유엔해양법협약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비준하는 한편 자국의 ‘영해 및 접속구역법'(1992년 반포)을 근거로 대륙의 49개 기점을 직선으로 잇는 황해 남부(남황해)-동중국해(동해) 영해기선, 28개 기점을 잇는 시샤(西沙)군도 영해기선을 선포했으나 북황해 등 일부 해역은 제외했다.

중국은 양쯔(揚子)강 하구 북안(北岸)의 ‘치둥쭈이(啓東嘴)’와 한국의 제주도 서남단을 잇는 선의 북쪽 바다를 황해로, 산둥(山東)반도의 끝자락인 ‘청산자오(成山角)’와 북한 황해도 장산곶을 잇는 선의 북쪽 해역을 북황해로, 남쪽 해역을 남황해로 부른다. 전체 면적은 약 38만㎢.

◇ 북.중 EEZ 마찰 소지 = 유엔해양법협약 제21조를 보면, “섬이라 함은 바닷물로 둘러싸여 있으며, 만조 때에도 수면 위에 있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육지지역을 말한다”, “인간이 거주할 수 없거나 독자적인 경제활동을 유지할 수 없는 암석은 EEZ나 대륙붕을 갖지 아니한다”라고 돼 있다.

이 규정대로라면 자연적인 암초나 인공구조물인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 같은 시설은 섬이 아니기 때문에 자체적인 EEZ를 가질 수 없다. 섬의 요건을 갖췄다 하더라도 무인도는 안되고 유인도여야만 EEZ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학설이다.

해양법협약 제7조(직선기선)에는 “해안선의 굴곡이 두드러지거나 잘려들어간 지역, 또는 해안선에 근접하여 일련의 도서가 있는 지역에서는 영해기선을 설정하는데 적절한 지점을 연결하는 직선기선의 방법이 사용될 수 있다”고 돼 있다.

삼각주가 있거나 그밖의 자연조건으로 인해 해안선이 매우 불안정한 곳에서는 바다쪽으로 가장 바깥 쪽에 나타나는 저조선(低潮線)을 따라 ‘적절한 지점’을 선택할 수 있으나, 직선기선을 해안의 일반적인 방향으로부터 크게 벗어난 곳에 설정할 수 없고, 간출지(干出地)까지나 간출지로부터 설정할 수도 없다.

이런 점에서 북황해의 중국측 영해기선점으로 알려진 암초와 무인도는 물론 유인도인 하이양다오까지 북한과의 EEZ 획정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977년 6월, 북한은 군사적 방어 및 EEZ의 실질적 보호를 위해 200해리 EEZ와 함께, 서해의 경우 EEZ 경계선까지를 범위로 하는 군사경계수역을 선포했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의 한 해양법 전문가는 특히 위옌, 위안다오와 함께 유인도인 하이양다오의 경우 도 중국 대륙의 해안 저조선으로부터 12해리를 초과하는 해역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정법대 가오젠쥔(高健軍) 교수도 2004년 출간한 저서 ‘중국과 국제해양법’에서, “랴오둥(遼東)반도로부터 남쪽으로 43해리 떨어져 있고, 백령도까지의 거리가 90해리인 하이양다오”를 기준으로 북한과의 해양경계를 획정할 경우 “쟁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한.중 EEZ 획정에도 분쟁 가능성 = 중국이 1996년에 선포한 영해기선 역시 한국 측과 마찰의 소지를 안고 있는 부분이 포함돼 있다. 각각 12번과 13번 영해기선점으로 발표된 퉁다오(童島)라는 별명의 하이자오(海礁)와 둥난자오(東南礁)가 중국의 보통지도에는 표시도 되지 않는 바위인 것이다.

행정구역상으로 저장(浙江)성 저우산(舟山)시 성쓰(승<山+乘>泗)현에 속하는 하이자오와 둥난자오는 현정부 소재지에서 각각 68㎞, 76㎞ 떨어진 저우산군도 동북쪽에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중국이 쑤옌자오(蘇巖礁)로 부르는 이어도는 하이자오에서 동북쪽으로 250㎞(135해리) 거리에 있다.

중국은 이어도가 만조 때에도 해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동중국해의 수중암초’이고 그 위치도 자국과 한국이 각각 주장하는 EEZ가 겹치는 해역에 있어 양국이 영토에 관한 정의를 내린 바 없으며, 한국이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에서 벌이는 활동은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어도는 간조에도 드러나지 않는 암초여서 한국이 어떠한 해양관할권도 주장할 수 없고 인공구조물인 과학기지의 외연에서 500m까지 안전수역을 설정할 수 있을 뿐이지만 앞으로 등거리원칙에 따라 EEZ를 설정하게 될 경우 그 수역이 한국측에 위치하게 돼 활동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한국측 입장이다.

남.북한은 중간선 원칙에 의한 황해의 해양경계 획정을 주장하고 있으나 중국은 국제조약과 국제관습의 기본원칙은 물론 해당 해역의 각종 특수상황을 고려하는 ‘공평원칙’, ‘대륙붕 경계 자연연장원칙’ 등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역사, 지형, 지질, 자연생태계, 경제.정치적 요소, 항행권, 어로권, 광물채취권 및 기타 역사적 권리, 그리고 해안선의 길이와 합리적인 비례까지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황해에서 북한과 중국의 해안선 길이는 각각 414㎞와 688㎞, 한국과 중국의 해안선 길이는 각각 659㎞와 821㎞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