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美영사관진입 탈북자 미국행 가능할까?

▲지난해 일본인 국제학교 진입을 시도하는 탈북자들이 경계용 철망을 넘고 있다

중국 선양(瀋陽) 미국 총영사관에 진입한 4인의 탈북자들이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것과 관련, 한국과 미국, 중국의 외교적 마찰 속에 이들의 망명이 성사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9일 탈북자 4명은 중국 선양에 있는 한국총영사관에 진입했다가 이탈, 미국총영사관으로 진입한 뒤 미국행과 ‘난민지위’ 인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달 5일 북한인권법에 따른 탈북자 수용정책에 따라 6인의 탈북자에 대해 망명허가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미국 내 분위기가 반영될 가능성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국 공관을 거쳐 미국 영사관에 진입한 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공관 진입을 대한민국 영토를 거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한국 및 중국과의 외교마찰을 우려하지 않을 수도 없는 입장이다.

또한, 테러 문제 때문에 외교공관에 대한 경비에 신경을 쓰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 영사관에 무단 진입한 탈북자의 망명을 허락할 경우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망명을 승인한 탈북자 6명에 대해서도 미 국토안보부 등은 ‘간첩 침투’ 가능성을 들어 일부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도 곤혼스럽기는 마찬가지.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면서도, 이 문제로 미국과 마찰을 빚을 경우 탈북자 문제를 오히려 확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 때문에 결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이번 사건이 한·중·미 3국 사이에 심각한 외교적 갈등을 불러일으켰다고 보고 향후 한국 외교공관에 진입한 탈북자의 미국 망명을 일체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국행, “中 동의할 것, 하지 않을 것” 의견 엇갈려

북한인권정보센터 윤여상 소장은 “북한인권법에 따라 미국은 탈북자들의 미국행을 위해 중국과 협상을 벌여나가겠지만 중국이 호의적으로 협상에 임할 가능성은 적다”고 진단했다.

윤 소장은 “미-중 간의 협상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미국이 해법을 찾지 못하면 협상의 장기화 되면서 탈북자들이 미국행을 포기하고 한국행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앙대 제성호 교수는 “탈북자들이 자유의사에 따라 미국행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인권법에 따라 미국은 수용할 수 밖에 없으며, 중국도 국제적인 관심과 미국과의 관계로 인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제 교수는 “미-중 협상 시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곧바로 미국으로 이동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제 3국을 경유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때 한국 정부는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고려대 남성욱 교수는 “이번 사안은 탈북자들이 미국공관에 이미 진입했기 때문에 중국이 미국행을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미-중 협상을 통해 제 3국행을 통한 미국행과 같은 절충안을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中 국제법상 외국공관 진입 탈북자 처리 어려워

전문가들은 4명의 탈북자들이 북송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내다보고, 이번 사안이 탈북자 처리를 국제적인 협의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 소장은 “중국이 기존의 정책에 따라 외국공관에 진입한 탈북자들을 북송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불가능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제 교수는 “중국이 국제법과 그 동안의 관례, 인도주의 관점에서 탈북자를 체포할 가능성은 적고, 또 외국공관에 중국의 경찰력이 들어가는 것은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다”고 부연했다.

제 교수는 “탈북자 문제는 남한, 북한, 미국, 중국 4개국 당사자의 협의가 필요한 국제적인 문제가 되었다”고 지적하며 “중국과 북한에 의한 강제송환, 남한과 중국의 무원칙하고 변칙적인 탈북자 정책이 이번 기회를 통해 4개국이 합의하는 국제적 관리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남한 정부는 미국과 협조해서 탈북자 문제에 대한 역할 분담과 정책에 대한 원칙을 정리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남 교수는 “향후 이런 선례가 중국 내 탈북자 단속 강화와 외국공관에 대한 더욱 더 많은 경찰력 배치와 같은 감시와 통제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정재성 기자 jjs@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