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北ㆍ이란 핵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까

이란과 북한의 핵 문제가 위기국면으로 치달으면서 중국이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지가 미국의 주된 관심사가 되고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 문제와 관련해 국가이익을 추구하면서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행위자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할 지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폐기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서 가장 중요한 중재자이자, 우라늄 농축활동 중단 요구를 거부한 이란에 대해 제재 여부를 결정해야 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위는 중국으로 하여금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중국은 지난 7월 유엔 안보리에서 우라늄 농축활동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한다는 내용의 대(對) 이란 결의안 채택에 동참했지만, 이란과의 에너지 및 투자 협력문제를 고려할 때 강력한 제재에는 내심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년 넘게 미국 정부의 아시아 정책 자문을 해온 보니 글라저는 “이 문제는 중국이 작은 국가이익을 뛰어넘어 더욱 큰 국제사회의 이익에 동참할 것인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국제사회에서 “건설적인” 행위자로서 역할하도록 요구해온 것과 관련, “중국이 이란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그것은 중국이 국제체제에서 책임있는 행위자로서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핵문제와 관련된 중국의 국익은 북한 핵문제에서 비롯되는 국익과는 다른 성격을 띠고 있다.

중국과 이란은 긴밀한 경제 관계를 유지하면서 천연가스 및 석유 부문에서 협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변화하는 중동 관계’라는 책을 쓴 미국의 존 칼라브레제는 이 때문에 중국이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파괴하는 강공책 보다는 외교를 통한 해결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칼라브레제는 어떤 의미에서 이란의 핵문제는 중국으로 하여금 워싱턴과 테헤란 가운데 한쪽을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그동안 이란에 대한 제재에 반대하면서도 이란 핵문제에 대해 일정 부분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는 태도를 취해왔다.

한편 중국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조심스럽게 북한을 압박해왔다.

이러한 조심스러운 자세는 북한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북한 난민의 대량 유입 사태는 물론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란 및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지원을 얻기 위해 한동안 중국에 대해 아주 유화적인 자세를 취했다고 주장한다.

중국내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을 자제한 것이 대표적인 예.

지금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전해야 할 때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1기 부시 행정부 국무부에서 동아시아를 담담했던 랜들 시리버는 “아마도 중국은 다른 국가들이 북한과 이란 정부에 대해 악역을 맡고 자신은 양국 정부와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일종의 ‘무임승차’를 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북한과 이란에 대한 강력한 압력 행사에 주저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두 나라가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더라도 미국 정부가 여전히 이들 국가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부시 행정부는 북한과 이란이 진정으로 핵프로그램에 관한 국제 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킬 경우, 미국 정부가 두 나라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고 관계 정상화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점을 중국 당국에 분명하게 전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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