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유 흥정’ 묘안 있나

중국이 대북(對北) 에너지 제공 및 분담을 둘러싼 `흥정 게임’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11일로 나흘째를 맞는 6자회담이 에너지 제공 및 분담 문제로 진통을 겪으면서 의장국인 중국이 `거간꾼’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회담에서도 협상이 접점 없이 교착상태에 이르거나 결렬위기에 몰리면 다른 참가국들이 중국만 바라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구전 외교’에 능한 중국은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해 집요함과 끈기를 무기로 끊임없이 물밑 접촉을 모색하면서 새로운 수정안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협상의 가닥을 잡아왔다.

2005년 제4차 6자회담에서도 중국은 북.미간 첨예한 견해차로 협상이 교착상태에 이르자 `휴회’라는 아이디어를 끄집어내 회담의 모멘텀을 이어가면서 휴회 도중 적극적인 조율을 통해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낸 전력이 있다.

당시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은 회담 도중 두차례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담판을 짓기도 했다.

중국은 또 북한의 핵실험과 유엔 대북제재 등으로 긴장이 고조되던 와중에 지난해 12월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극적으로 이끌어내 13개월만에 회담재개를 성사시킨 뒤 6자회담과 방코델타아시아(BDA) 실무회의 `순차개최’ 아이디어로 이번 회담의 조기재개를 이끌어냈다.

북.미 양국이 베를린 양자회동과 금융실무회의 등을 통해 접점을 찾아가면서 낙관론이 팽배했던 이번 6자회담에서도 에너지 보상 문제가 암초로 부상하면서 곧바로 `중국 역할론’의 무게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측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11일 “중국의 성공적인 회담조직 업무에 큰 인상을 받았다. 중국은 각국을 한자리에 앉혀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중국은 현재 북한이 요구한 상응조치 가운데 에너지 제공 및 분담 문제가 회담의 성패를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오르자 협의의 초점을 에너지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10일만해도 중국은 북한과는 2차례, 미국과는 3차례 양자접촉을 가졌다. 중국은 또 이날 상응조치에 따른 대북지원의 책임이 비교적 큰 미국, 한국 대표와 2차례의 삼자회동을 갖기도 했다.

중국은 5개국의 의견을 수렴, 중유 등 에너지 보상 `상한선’을 정하고 북한에 `터무니없는’ 에너지 요구량을 낮추도록 적극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에너지 제공의 규모 외에도 시기와 방법, 나머지 5자의 분담비율에 대해서도 중국은 접점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중국은 경제성장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들도 석유 등 에너지를 많이 나눠줄 수 없는 처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자신이 내야할 `몫’을 줄이지는 않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각국의 양보를 이끌어내려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중국은 북한에 제공할 에너지 지원 워킹그룹을 한국이 주도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풀리지 않는 에너지 문제를 워킹그룹으로 넘기고 지금까지 공감대가 이뤄진 부분만이라도 합의문에 구체화하자는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북 에너지제공 문제를 놓고 비교적 큰 입장차가 존재한다고 시인하면서도 “개별 사안에서 비롯된 입장차가 각국이 이미 합의한 중요 현안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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