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북한 관광, ‘여행’ 아닌 ‘산업시찰’ 형식?

최근 북한 육로관광을 재개한 일부 중국 여행사에서 방문 목적을 ‘관광’이 아닌 ‘산업 시찰’로 돌려 관광객들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여행사는 최근 북한 측의 ‘관광 재개’ 통보에 따라 관광객들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중국의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데일리NK에 “이번 관광은 여행이 아니라 상무고찰(商务考察) 형식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상무고찰’이란 기업체 관계자들이 투자 유치 등을 목적으로 산업 시설을 둘러보는 활동을 의미한다.


그는 이어 “이런 형식으로 들어간다고 해서 진짜 산업체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조선의 평양, 개성, 묘향산 등을 둘러보는 3박 4일의 기존 코스를 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대북 무역일꾼을 제외한 중국인들의 북한 방문은 그동안 여행사의 상무고찰, 여행, 친척 방문 등의 ‘관광 상품’으로 가능했다. 중국 여행사들은 북측의 ‘관광 중단’ 통보가 있었던 지난달 10일 이전에는 대부분 ‘여행’ 상품으로 관광객을 모집해왔다.


중국 여행사들이 ‘상무고찰’이라는 목적으로 관광객을 모집하는 것이 북한 당국의 공식 요청인지, 아니면 여행사의 자체 결정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중국 당국이 북한 관광 여부를 여행사의 판단에 맡기고 있고, 이번 관광 재개가 북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미뤄볼 때 북측과 여행사 간의 모종의 협의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반도 긴장고조에 ‘관광 중단’ 카드를 활용했던 북한으로선 ‘산업 시찰’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관광을 재개해 국제사회의 ‘비아냥거림’을 피할 수 있고, 중국 여행사들도 ‘긴장 속 관광’이라는 따가운 눈초리를 회피할 수 있는 최적의 ‘눈속임’이라는 것이다.


중국인의 북한 관광이 일부 대형 여행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규모가 작은 여행사들은 한반도 긴장상황의 지속에 따라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지린(吉林)성 옌볜(延邊) 지역의 일부 여행사들은 북한 관광을 포기하고 러시아 관광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쏠쏠한 외화벌이로 활용되는 중국인 대상 관광 사업을 포기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자존심만 강한 김정은 정권이 이런 ‘눈 가리고 아웅’ 식 발상을 구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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