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의 눈으로 본 ‘6·25’…”전쟁의 참혹함에…”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전선에 있는 중국군 사이에서는 ‘치약 한 통 주의’라는 말이 한때 유행했다. ‘치약한통주의’의 뜻을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그중 한 가지는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예측하거나 기대하는 뜻을 담고 있다. 즉 치약 한 통을 다 쓰기 전에 끝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중국인의 시각으로 한국전쟁을 바라본 ‘한국전쟁(글항아리刊/왕수쩡著)’이 최근 출간됐다. 이 책은 ‘한국전쟁에 대해 중국이 말하지 않았던 것들’을 부제로 달고 있다.


책의 저자가 중국 최고의 논픽션 작가로 손꼽히는 만큼 책은 그동안 전쟁 영화에서 보여줬던 가시적인 원인-결과보다는 전쟁의 참혹성과 그 안에서 느끼는 인간 내면의 갈등과 협력, 고통과 환희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도 “나는 군사학자가 아니다. 그러므로 내 글은 사람과 사람의 운명에 천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의 처절함을 묘사하면서 “5중대 기관총수는 굶주린 나머지 돌멩이 하나를 입에 넣고 갉아 먹었다”고 표현하는 등 전장 속에서의 인간 개개인에 주목하고 있다.


책은 이러한 참혹한 전쟁에 투입된 중국군 병사들의 유형을 다음과 같이 나눴다. 중국군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던 유형으로 국내전쟁 유경험자이자 정치적 각성도와 계급적 기반이 좋았던 의분강개(義憤慷慨)형, 그 다음은 싸우라면 싸우고 굳이 싸우지 않아도 괜찮은 명령복종형, 마지막으로 고통과 전쟁을 두려워하는 유형이다. 


저자는 전쟁에 대한 특별한 의욕을 갖고 있지 않은 유형의 병사들은 전쟁의 처절함과 비열함 앞에 흐느끼고 좌절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이 전쟁을 치를 수 없는 상황임에도 개입해야 했던 상황에서 그 속에 있던 세 번째 유형의 비애를 표현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한국전쟁’을 ‘항미원조(抗美援朝)전쟁’으로 부른다. 말 그대로 적군을 향한 대항적 성격으로서 전쟁을 규정함으로써 국제사회주의 연대를 부각시켜왔다. 그러나 저자는 ‘한국전쟁’이라는 용어 사용에서 알 수 있듯이 전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한국전쟁 발발이 올해로 63주년을 맞았다. 이 책을 통해 당시엔 적국이었던 중국의 입장에서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짚어 보면서 현재 군 수뇌부 간 ‘핫 라인’ 구축 등 군사 분야의 전략적 협력관계에 도달한 양국 군사관계를 음미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그동안 많이 접했던 피침국(被侵國)인 한국과 서방세계의 입장이 아닌 역지사지의 자세로 중국인의 입장에서 6·25전쟁을 조망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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