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북중재 역할에 관심 집중

북한이 6자회담 참여를 거부하고 핵실험을 언급하는 등 위기지수를 높이면서 중국의 역할에 북핵 외교가의 시선이 쏠려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가 불필요하다'(8일)고 밝힌데 이어 `남북대화도 논의할 여지조차 없다'(9일)고 천명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국가가 중국 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중국이 조만간 중량급 대북특사를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는 것도 중국에 대한 기대를 방증한다.

외교 당국자는 11일 “그동안 북.중 간의 고위급 접촉이 한반도의 위기가 해소되는 계기로 작용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면서 중국의 역할을 기대했다.

다른 소식통도 “모든 참가국들이 여러 계기를 통해 북한에 대한 설득노력을 펴겠지만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크고 기회가 많은 주체는 중국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당장 급하게 움직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폐연료봉 재처리에 착수하고 핵실험을 경고하는 등 연일 긴장수위를 높이면서 위기국면을 조성하고 있어 정황상 설득노력이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어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대북영향력을 나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지난달 말 방북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조차 못했다는 점도 중국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분위기가 설익은 상태에서 중국이 특사라도 보냈다가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다면 난국을 타개할 유용한 카드만 소진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지면 중국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굳이 특사를 파견하지 않더라도 다른 계기를 찾을 수도 있다.

외교 당국자는 “국제회의 등 여러 계기를 통해 북한으로 하여금 자국의 이익이 어디에 있는지를 판단하게 하는 작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현재 브라질과 페루 등을 방문하고 있는 박의춘 북한 외무상이 며칠 있으면 베이징을 경유해 북한에 들어갈 예정인데 이 때를 이용해 중국의 고위 당국자가 박 외무상과 만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한 7월에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장관급회의에도 박 외무상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돼 이를 계기로 설득작업이 전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설득노력들이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핵 문제는 북한 군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데다 박 외무상은 실권이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최근 한 번 마음을 먹으면 중국이나 러시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실행에 옮기는 경향을 보이는 점도 설득노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강경한 압박책을 구사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연이은 북한의 도발에 중국이 북한에 제공하는 에너지나 식량 지원을 끊거나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올해가 북.중 수교 60주년임을 감안하면 중국이 이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은 낮다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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