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탈북자 20명 북한 송환 방침 철회해야

중국이 한국 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체포된 탈북자 20여명을 북송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행히 한국 국적을 가진 탈북자 출신 2명은 제외됐지만 나머지 탈북자들은 사지로 보내질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북한에 송환된 탈북자들은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 노동단련대에 보내지는 것은 그나마 양반이고 한국 사람과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면 국가반역죄를 뒤집어쓰고 정치범수용소에 보내진다. 특히 이번처럼 공개적으로 외교문제가 된 경우에는 더 심한 처벌을 받는다. 이것을 잘 알고 있을 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을 북송하는 것은 사실상 이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이라는 점에서 잘못된 일이며 지금 즉시 중단돼야 할 행동이다.


중국 정부는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체포 후 북송’이라는 일관된 정책을 펴고 있다. 이는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보인다. 하나는 김정일 정권과의 관계 때문이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김정일 정권에 대한 지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제사회가 탈북자 송환문제와 관련해 중국 정부를 강하게 비판해도 김정일 정권의 반발과 관계악화를 더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해 원하는 국가로 보낸다면 북한 주민들의 대량 탈북을 가져올 것이고 이것은 중국 사회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이다. 이번에 중국 당국이 탈북자를 송환하면서 “공안에 체포된 후에도 한국으로 갈 수 있다면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이 모두 자수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데서 수십만 탈북자 유입에 대한 두려움을 엿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중국 정부의 정책은 이제 바뀌어야 할 때가 됐다. 중국은 더 이상 세계의 변방이 아니다. 경제발전을 위해 미국이나 선진국의 눈치를 보던 시기도 지나갔다. 국제정치를 논할 때 쓰는 G2 중 하나가 중국이다. 아직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겠지만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미국과 견줄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이다.


이것은 국가의 역량 상승과 함께 국제사회에 대한 중국이 책임이 더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13억이 넘는 국민들의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고 세계 경제에도 크게 이바지해왔다. 우리나라만 봐도 중국의 성장이 없었다면 1990년대 이후 경제성장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일류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이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국제사회는 중국이 인류의 보편적 발전과 인권에 보다 더 큰 기여를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출발점 중의 하나를 탈북자 문제로 보고 있다.


물론 여러 복잡한 문제 때문에 탈북자들을 당장 한국으로 보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북한으로의 송환만은 불가하다. 이 사건을 처리하는 중국의 태도를 보며 세계는 지금 중국이 과연 21세기의 리더국가가 될 자격이 있는지, 믿고 함께 해도 될 나라인지 지켜보고 있다. 다시 한 번 중국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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