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콩기름, 쓰레기로 만들어”…평양서 中 식자재 불신 확산

中현지서 폐콩기름 수입 정황 포착... 소식통 "北무역업자 대놓고 부탁"

지난 2013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기초식품공장을 현지지도하고 있다. 김 위원장 앞으로 공장에서 생산한 콩기름이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최근 평양 주민들 사이에서 중국산 콩기름이 재활용 식용유라는 소문이 파다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0년 중국에서 파문을 일으킨 ‘시궁창 식용유’가 북한으로 유입된다는 것이다.

평양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여기(북한)에서 파는 콩기름(식용유)은 중국산이 많은데 요새 이게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린다”면서 “바로 ‘평양에서 도는(판매되는) 중국산은 쓰레기로 기름을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런 소문 때문인지 주민들은 비싸더라도 동남아 콩기름을 사 먹는다”고 소개했다. 중국산 콩기름(5L)은 4.5~5달러, 동남아산은 6달러 정도로 판매되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 무역회사가 중국산 재활용 식용유를 수입하려는 것으로 전해져 소문이 사실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중국하고 무역하는 조선(북한)의 무역회사가 수입하는 콩기름은 질이 정말 나쁘다”면서 “수입해 간 콩기름들은 중국에서 쓰다가 버리거나 폐기름이 된 것을 다시 재가공하고 정제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조선무역회사 사장이 ‘약으로 정제한 콩기름을 싸게 사들이겠다’고 중국 측 대방(무역업자)에게 먼저 제안한다”면서 “(북한) 사장은 ‘조선 사람들은 콩기름 한 통 사서 요리할 때 조금 사용하니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말로 (중국) 대방에게 판매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북한 무역업자들이 사들인 시궁창 식용유가 북한으로 유입, 각종 식품을 제조할 때 사용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은 “조선 무역업자들은 콩기름이 하(下)품인 것을 알면서도 (북한) 공장에 원료로 대고 있다”면서 “무역업자들은 자신들은 ‘조선에서 만든 것은 먹지 않는다’고 공공연히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중국인들도 요즘 들어 건강에 신경쓰면서 저질 포장지나 나쁜 원료를 쓰지 않는다”면서 “그것을 북한이 사가고 있는데 많이 먹으면 분명 몸에 문제 생길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의 시궁창 식용유 파문 당시 전문가들은 장기간 섭취 시 발육장애, 장염, 지방간, 신장 부종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평양 주민들 사이에서 콩기름 이외에 중국 식료품에 대한 불신도 퍼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중국산 원료로 만드는 북한산 제품도 저질’이라는 인식도 나타나고 있다.

평양 소식통은 “조선 것은 순수하고 그럴 줄 알았는데 일체 원료가 다 중국 원료가 들어가 순수성이 없다” “중국산 원료가 들어가는 소시지는 아이들에게 사먹이지도 않는다”고 말하는 젊은 여성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