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의약품 사고는 南 안기부 작간(作奸)”

▲ 통일거리시장에서 약품을 팔고있는 모습

북한에서 빈번하게 발생해온 중국산 식, 의약품의 부작용 피해에 대해 북한 당국이 해당 품목 판매 금지령과 함께 남조선 안기부 공작설 등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내부소식통은 “중국에서 들어오는 맛내기(조미료)에 벌레가 끓고, 샹창이라는 중국산 소세지를 먹고 식중독에 걸리는 사고가 많아서 당국에서 연례행사처럼 이런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지시를 내린다”면서 “몇 사람이 탈이 나면 방역소에서 나와서 별 소동을 다 부린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 의약품은 북한 사람들도 이제 별로 믿지 않는다. 먹어도 별로 차도가 없었기 때문인데 요새는 약을 먹고 오히려 병이 더 심해져서 죽는 사람까지 생긴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중국산 식, 의약품에 의한 인명사고는 흔한 일이다. 북한에 중국산 식, 의약품이 최초로 수입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북-중 국경지역에서 보따리장수가 활발해지면서부터다.

과거 중국산 불량 의약품은 무효능이 문제였다. 그러나 90년대 중반부터는 감기약에 의한 인명사고가 속출했다. 중국산 감기약(해열제)을 먹은 북한 주민이 위에 구멍이 뚫려(천공·穿孔) 죽는 사고가 북한의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기도 했다.

대북지원단체인 ‘좋은 벗들’도 최근 주간 소식지를 통해 “신의주 시장에서 비밀리에 유통되는 중국 약품을 복용하고 사망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했다”며 “지난 5일 24살 남자 대학생이 두통을 호소하며 시장에서 중국산 약을 사먹은 뒤 곧 사망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런 일이 발생하면 위(당국)에서는 남조선 안기부(현재 국정원)가 중국 사람들에게 돈을 줘서 상품이나 의약품에 약을 타라고 사주하고 있다고 주민들에게 말한다”면서 “안기부가 북한 사람들도 병들거나 죽게 하려고 그런 일을 꾸민다고 말하면 주민들도 이 말을 믿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중국에서 북한으로 수입되는 식료품이나 의약품은 대부분 가격이 낮기 때문에 값싼 원료나 인체에 유해한 원료가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유통과정에서 비위생적인 관리도 질병 발생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80년대를 전후하여 북한에 가장 먼저 수입된 중국산 약품은 ‘녹태’라는 보약재였다. ‘녹태’는 사슴의 태반에서 추출한 물질을 가공하여 만든 보약 품으로서 처음 북한에 나왔을 때 북한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이후 중국산 ‘우황청심환’, ‘앙공환’, ‘정통편’, ‘레보미찐’ 등의 약품이 보따리장수들을 통해 대거 북한에 유입되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이 약품들의 인기상승과 함께 저질 약품의 반입도 함께 늘었다.

북한 당국은 불량 의약품 사고 때마다 ‘남한의 안기부 놈들이 작간(공작)을 해서 주민들을 동요시키고 공화국을 전복하기 위해 중국산 약에 독약을 넣었다’고 선전해왔다. 최근에는 심지어 중국산 속옷에 해충을 넣어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선전까지 한다는 것.

단둥에서 북한과 무역을 하는 한 업자는 “상품에 하자가 있는 것을 가지고 안기부 공작이라고 하는 거짓말에 아직도 속는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요새 장사하는 웬만한 사람들은 물건을 싸게 들여다 팔려다 보니 저질 상품이 들어와 피해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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