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거친 美 차기 대선주자 상황은

미국 정치권의 향후 동향을 좌우할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과 주지사 등 전 부문에서 약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2008년 대통령선거를 ’암중모색’해 왔던 차기 대선주자들은 어떤 상황에 처했을까.

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주목받고 있는 민주당에서 흑인인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이 ’록 스타’처럼 부상했으며 공화당에서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미트 롬니 매사추세츠주 주지사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민주당에서는 오바마 의원의 행보가 특히 두드러졌다.

오바마 의원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당에서 가장 많은 중간선거 유세 활동에 참석했고 ’희망의 대담함(The Audacity of Hope)’이라는 저서를 펴내기도 했다.

지난주 발표한 폭스뉴스의 설문조사에서 선두주자인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과 오바마 의원의 격차는 불과 2%포인트였지만 매케인 의원과 클린턴 의원과의 차이는 5%포인트였다.

아직 대선 출마 의사를 공식 표명하지 않은 클린턴 의원측에서는 지역구인 뉴욕주에서의 재선을 위한 활동에 주력했음을 내세웠고 클린턴 의원의 지지자들은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이 31개 주에서 100회의 선거운동에 참여한 것이 부인을 위한 자산 축적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바마 의원이 민주당의 ’떠오르는 별’이라는데 이견을 제시하는 민주당 지지자는 거의 없는 상태.

진보주의 성향 정치단체 ’신민주주의 네트워크’(NDN) 대표인 사이먼 로젠버그는 “오바마 의원의 급부상이 선거 지형도를 급격하게 변형시켰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대선후보 경쟁에서 밀렸던 존 케리 의원은 이라크 주둔 미군과 관련된 실언의 여파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공화당에서는 올해 71세의 매케인 의원이 양당 후보군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고 미트 롬니 주지사의 부상이 눈에 띈다.

롬니 주지사는 같은당의 차기 대선주자감 중 한명이던 조지 앨런 의원이 인종차별성 발언 논란의 와중에 허우적거리는 동안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이 있지만 복음주의자가 지지기반 중 3분의 1을 차지하는 공화당에서 몰몬교라는 자신의 종교 문제와 공화당 지지자들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보건정책이 본격적인 대선후보로의 길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정치 분석가들이 평가했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인들의 주목을 받았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사회문제에 대한 자유주의적 성향 때문에, 1994년 중간선거 승리를 이끌어냈던 뉴트 깅리치 전 하원 의장은 가족 문제 때문에 후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FT는 중간선거를 치르면서 발걸음에 속도를 붙인 대선주자들로 민주당의 오바마 의원과 공화당의 매케인 의원, 롬니 주지사를 지목했고 행보가 둔해진 주자들로 민주당의 케리 의원, 공화당의 앨런 의원을 꼽았다.

공화당의 줄리아니 전 시장과 클린턴 의원의 경우 선거 과정에서 이렇다할 상황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