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는 끝났는데…”, 김정일 訪中 오리무중?

4월 초가 유력해 보였던 북한 김정일의 방중이 현실화되지 않으면서 방중 시점을 두고 여러 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정일의 중국 방문 통로로 이용되던 단둥(丹東) 현지에는 아직까지 김정일 방중과 관련한 특별한 징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단둥역 주변엔 별다른 경계상황이 발령되지 않았고, 조중우의교 및 압록강 주변이나 북한측 신의주 부둣가에도 평소와 다름없는 풍경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김정일 방중 무기한 연기설’까지 대두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여전히 김정일의 방중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한미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이유는 잘 모르나 (김정일의 방중) 준비는 다 끝난 것 같은데, 계속해서 타이밍을 재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3일(현지 시각) 워싱턴에서 취재진에게 “(김정일) 방중준비 움직임이 있다”면서 방중 시기에 대해서는 “징후는 있지만 그 이상의 것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외교가에서는 김정일 방중 시기와 관련해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먼저 나흘 후인 9일에는 제12기 2차 최고인민회의가 열릴 예정이며, 12일에는(현지시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방미 길에 오른다. 또 김일성의 생일인 15일은 태양절이다. 따라서 물리적 시간으로 봤을 때 태양절 이후 방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북한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김정일 방중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방중 시점을 정확히 점치기는 어려우나 최고인민회의 등 북한의 일정을 봤을 때 15일 이후에 방중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주장했다. 


4, 5월 이후 방중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행사 일정과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의 일정상 만나기는 힘들 것”이라며 “특히, 북중 양자가 만나려면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 4월, 5월 이후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으론 짧은 일정으로 방중해 최고인민회의 직전에 돌아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 내부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김정일이 오늘 아니면 내일 전격적으로 방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2000년에 짧은 일정으로 장쩌민(江澤民) 당시 국가 주석을 만난 적이 있고 2004년에도 사흘간 후진타오 주석을 만나고 돌아간 적이 있다”고 전망했다.
  
소식통은 또 “6자회담 등 북중 현안문제가 있지만 김정일이 방중을 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의견 조율을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이지만 방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최고인민회의에 체제단속 차원에서 김정일이 참석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현재 북한의 대내외적으로 긴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최고인민회의를 불참하고 방중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고인민회의 직전 방중에 대해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현성일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최고인민회의에서 간부들을 소집해 놓고 김정일이 방중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도 “김정일이 과거에 최고인민회의에 불참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불참할 수 있지만 최고인민회의가 열리는 날 중국을 방문해 자리를 비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김정일 방중 시점을 두고 여러 가지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방중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일단 김정일의 방중 가능성이 유력시 전망되는 것은 그 배경에 중국의 강력한 초청의지가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지난해 10월 방북했을 당시에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장을 들려 보냈고 왕자루이(王家署)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지난 2월 방북했을 때에도 이를 반복했을 정도로 집요하게 김정일의 방중을 요청하고 있다.


‘동북 3성’ 발전 촉진 계획을 모색하는 중국과 국제사회의 제재국면과 화폐개혁 등에 따른 경제상황 악화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북한으로선 김정일 방중을 통해 양국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복안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신상진 광운대 교수는 “북한은 핵문제 등에 따른 국제적 제재에 직면해 있고, 5·6월 춘궁기를 앞두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김정일은 방중을 통해) 중국의 경제적 지원을 확보하고 유엔 대북제재 완화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