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줄 알았던 北오빠 반세기 넘어 “만나자”

“죽은 줄만 알았던 작은 오빠가 살아 계신다니 정말 안 믿깁니다. 어서 빨리 만나서 꼭 확인하고 싶습니다.”

오는 9일부터 14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리는 제15차 이산가족 상봉 대기자인 이춘희(67.서울)씨는 1일 북한에 있는 오빠 이태희(73)씨를 반세기도 넘어 만날 수 있다는 ‘믿기지 않은 현실’에 상봉날을 손꼽으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씨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사의 상봉 후보자 생사확인 과정에서 북측 오빠가 자신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며칠전 전해듣고 뛰는 가슴을 아직도 달래지 못하고 있다.

“처음엔 정말 돌아가신 줄만 알았던 오빠가 살아있다는 소식에 놀랍고 믿어지지가 않았는데 오빠가 옛날 우리가 살던 ‘마장골’이라는 마을을 기억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6.25전쟁 당시 경북 포항에서 살던 이씨는 “부모님과 헤어져 오빠들과 함께 숙모님을 따라 북쪽으로 피난가던 중 청년이었던 태희 오빠가 다른 사촌 오빠와 함께 인민군에 끌려가는 것을 본 기억이 남아 있다”고 헤어진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오빠가 끌려간 뒤 통 소식을 몰라 죽은 줄만 알았다”며 “오빠 가족이 없어 남쪽에 있는 다른 오빠 가족들이 절에 이름을 올리고 제를 지내왔다”며 오빠의 생사를 모르고 지낸 세월을 탄식했다.

이어 “부모님은 아들 소식도 모른 채 30여년 전에 이미 세상을 뜨셨고 이제 남아 있는 세 자매가 오빠를 만나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을 것”이라며 상봉날을 고대했다.

더욱이 이씨는 이번 금강산 상봉장에 연합뉴스 사진기자로 재직 중인 아들 이정훈(36)씨가 현장 취재를 나갈 예정이어서 남다른 감격속에서 오빠와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씨는 “우리 아들도 오빠가 살아있다는 소식에 꼭 만나보고 싶다며 취재를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빠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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