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더라도 금강산서…” 이산상봉 82명, 만남의지 강해

60여 년의 가슴에 맺힌 한을 풀 수 있을까. 3년 4개월 만에 이루어지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하룻밤 일찍 강원도 속초 환화콘도에서 묵은 남측 상봉 대상자 82명과 동반가족 59명이 20일 오전 8시 20분 꿈에 그리던 북측의 가족을 만나기 위해 금강산으로 향했다.


북측 가족을 만난다는 설렘과 기대에 밤잠을 설친 상봉자들은 새벽부터 일어나 금강산으로 향할 채비를 마쳤다. 이후 상봉자들은 아침식사를 마치고 이산가족 명단을 확인한 뒤 5대의 탑승차량에 나눠탔다.


전날 이동식 침대에 누워서 들어와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91세 김섬경 할아버지는 이날 구급차를 타고 금강산으로 이동해 주위를 더욱 아프게 했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김섬경 할아버지께 물어봤더니 돌아가시더라도 금강산에서 돌아가시겠다면서 의지가 워낙 강하셨다”면서 “일단 구급차를 타고 금강산으로 가시기로 했다. 다만 상봉 일정 전체를 소화하실 지는 건강상태를 계속 살펴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함경북도가 고향인 홍신자(84) 씨도 건강 악화로 구급차를 타고 금강산으로 이동, 몸이 불편해도 북측의 가족을 만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의료진은 상봉자들이 고령인 점을 감안, 만약에 대비해 비상용 구급차 1대를 포함해서 총 3대의 구급차를 준비했다.

상봉자들을 배웅하기 위해 전날 한화콘도를 찾은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차량 탑승에 앞서 남측 최고령자 중 한 명인 김성윤(96) 할머니에게 “어제 잘 주무셨습니까”라고 말을 건넸고, 김 할머니는 “마음 푹 놓고 잤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류 장관은 콘도 입구에서 최정호(91) 할머니의 휠체어를 탑승 차량까지 직접 끌어주고 버스 탑승 때도 직접 부축해서 자리까지 안내하자 최 할머니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류 장관은 최 할머니의 손을 꼭 잡아주면서 “이제부터 시작인데 벌써 우시면 어떡합니까. 가서 더 우실텐데”라며 최 할머니를 위로했다.


한편 상봉자들은 이날 오후 1시 숙소인 금강산 호텔에 도착해 여정을 푼 뒤 3시부터 단체 상봉을 시작으로 북측 주최 만찬과 개별상봉, 오찬, 작별 상봉 등 3일간 총 6차례 11시간 만남의 시간을 갖고 그동안의 못다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