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감축 중단 배경과 전망

한국과 미국이 주한미군의 감축계획을 중단하고 현재의 2만8천500명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의견을 접근시킨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는 올해 말까지 마지막 단계로 주한미군 3천500명을 줄이기로 한 당초 계획을 중단하기로 의견을 모은데 이어 이번 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주한미군 감축 중단 방침을 최종 확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15일 “주한미군 3단계 감축계획은 대구의 제19전구지원사령부 규모를 줄이고 미2사단의 1개 여단을 이라크로 배치하며 최종적으로 전투기와 아파치 헬기 등을 줄이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병력 3천500명은 물론 전투기, 헬기의 철수계획도 동결시키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한.미가 주한미군을 현 2만8천500명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의견을 접근한 배경은 무엇일까.

군사 전문가들은 병력 재배치에 따른 예산확보 문제, 기존 전력규모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한미군사령관의 판단, 미 정부의 한반도 방위에 필요한 주한미군 전력 평가와 연합방위력을 약화시켜서는 안된다는 양국의 일치된 견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는 “양국의 전체적인 의견이 현 수준대로 유지하자는 것”이라며 “주한미군 감축에 따른 병력을 재배치해야 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부담스럽고 한반도에서 현 수준의 병력은 유지돼야 한다는 미 정부의 평가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핵을 개발한 북한이 단거리와 중.장거리미사일의 성능시험을 계속하고 있는 등 실체적 군사위협이 상존하고 있는 마당에 주한미군이 감축되면 연합방위력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도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는 지난 3일 열린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은 이미 800여 기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거리와 파괴력,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며 한국은 “현재 북한 미사일 공격에 고도로 취약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지난 8일 한미안보정책구상(SPI) 회의 등을 통해 당장 대체전력이 필요한 아파치 헬기전력의 철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미측에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이유들과는 달리 일각에서는 방위비분담금 협상과 연계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방위비분담금 가운데 군사건설비를 미 2사단 이전비로 전용하는 문제에 대해 양국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해법’ 차원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인 것이다.

즉 2사단 이전비용 조달이 시급한 미측 입장과 주한미군을 더 이상 감축해서는 안된다는 한측 입장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해결책으로 ‘주한미군 2만8천500명 동결’ 카드가 나왔다는 것이다.

미측은 ‘원인제공자 부담 원칙’에 의해 미측이 전액 부담키로 했던 2사단 이전비를 양국이 50대 50의 비율로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주한미군 기지이전과 관련해 미국이 부담해야 할 예산은 4조7천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면서 “미국은 2조3천억원은 의회에서 받아서 충당하고 나머지 2조4천억원은 방위비분담금에서 쓰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위비분담금 항목 중 군사건설비가 약 3천억원 가량 되는데 미측은 이를 5년간 2사단 이전비에 쓰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5년간 군사건설비 1조5천억원에다가 분담금 중 미사용액으로 미 연방은행에 예치해 놓은 8천억원을 합하면 결국 우리 정부가 50%를 부담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방위비분담금의 일부를 미군기지 이전비로 전용하는 것에 대해 우리 국회 일각과 시민단체가 궁극적으로 분담금이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로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주한미군 감축은 한반도 억제력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최고위급 사이 외교적 협상으로 해결될 수 밖에 없으며 방위비분담금 문제 역시 최고위급 선에서 매듭지어질 것이라는 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주한미군의 감축 수준과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면서 “이 문제는 양국의 협의과제로 남아 있다”고 말해 조만간 외교적 차원의 해법이 모색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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