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미군 재편 협상이 주는 의미

미국과 일본은 5월 1일 주일미군 재편 계획에 최종 합의함으로써 3년간의 협상을 마무리했다.

합의내용은 ‘미ㆍ일 군사적 일체화의 진일보’로 압축되며, 이것이 지향하는 바는 ‘미일동맹 강화’와 ‘일본 자위대의 국제역할 확대’일 것이다. 미일동맹 강화는 양국의 전략적 이해가 일치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미국의 신전략은 테러세력과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당면한 위협으로 그리고 중국을 미래의 전략적 경쟁국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제대국 일본과의 동맹은 소중한 전략적 자산일 수밖에 없다. 일본은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이나 대량살상무기 반확산 정책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미일동맹은 이미 어렴풋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중국 포위망’의 요충이 되고 있다.

지난 3월 2일 미국의 인도와의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기 위해 인도의 핵보유를 기정사실로 인정하는 파격적인 미-인도 원자력협력에 합의한 것도 중ㆍ러 반미연대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일본 쪽에서도 그렇다. 일본이 정치군사적 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있어서 그리고 중국과의 군사현대화 경쟁에 있어서 미일동맹은 값진 방패가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자위대의 역할은 본토방위와 주변사태 대응을 넘어 전 세계 차원의 새로운 안보위협에 대처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확대되고 있다. 두 나라는 전략적 이해의 일치 속에서 서로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과도한 우려’ 금물, 발전적 동맹 모색해야

이와는 달리 주한미군 재편은 다소의 어려움을 수반하는 것처럼 보인다.

주한미군의 역할변경을 가져올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논란도 있었고, 한미 합의에 따라 향후 주한미군의 주력부대들이 이전하게 될 평택기지의 건설은 반미운동가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쳐 주춤거리고 있다. 그럼에도 겉으로 비치는 그림들만 보고 ‘한미동맹의 상대적 왜소화’를 단정함은 옳지 않으며, 그렇게 되도록 방치해서도 안 된다.

주한미군 재편도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되며, 그중에서는 구조적이거나 불가피한 것들도 적지 않다. 미국의 새로운 해외미군재배치 전략은 주한미군 감축을 가져온 구조적 이유이며, 유사시 보복력을 보호하겠다는 것도 미군 재배치의 합당한 이유 중의 하나이다.

또한 남북관계 개선을 중시하는 한국과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에 역점을 두고 있는 미국 사이에는 불가피한 의견차이도 발생할 수 있다. 한국이 중국을 인식하는 시각과 방법도 미일의 그것과 정확하게 같을 수는 없다. 한미동맹의 변화와 주한미군의 재편은 이러한 상황에 적응해나가는 과정을 대변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한국으로서는 ‘과도한 우려’에 함몰되기보다는 한미 간에 존재하는 공동이익을 인식하고 건강한 한미동맹을 발전시켜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미일 3국 협력 체제가 한국의 번영을 가져온 생존틀이 되어왔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중국에 대해서도 그렇다. 중국과의 우호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고, 만약의 경우에 대처할 외부와의 동맹도 필요하다. 이렇듯 한국 역시 미국과의 협력을 모색해야 할 분야들이 많다.

이런 맥락에서 한미 양국도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공유하는 전략적 가치를 식별해나가야 할 것이며, 이러한 노력은 이미 전개되고 있다. 국방부는 평택기지 건설을 더 이상 지연시키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한미동맹과 미일동맹 간의 균형은 유지되어야 하며, 이 균형은 원만한 한일관계를 위해서도 긴요하다.

김태우/ 국방연구원 군비통제연구실장

<필자약력>
– 뉴욕주립大 정치학박사(핵정책/핵전략 전공)
–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군비통제연구실장
– 경기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
– 저서 <한국핵은 왜 안되는가?>, <저승바다에 항공모함 띄웁시다>, <미국 핵전략 우리도 알아야 한다>(2003), <주한미군 보내야 하나 잡아야 하나>(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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