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시선·가정불화 감수 이상실현 매진10년”

국내 민간항공사 기장이 과학 관련 사이트로 위장한 채 북한 김정일 일가와 수령절대주의사상을 노골적으로 찬양해온 ‘자유에너지개발자그룹’ 사이트(scintoy.com)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에도 여전히 인테넷 상에서 운영되고 있다. 19일 오전에는 방문자 폭주로 사이트가 일시 접근중단 되기도 했다.  


사이트를 운영해온 김 씨는 최근까지 대한항공 기장으로 재직하면서 민항기 운항을 담당해왔다.


이 사이트는 웹사이트 초기화면 디자인이나 다른 메뉴는 각종 과학이론을 위한 사이트인 것으로 위장하고 있다.  사이트를 개설한 목적이 반영된 곳은 바로 자유토론방이다. 자유토론방은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유저들만 글을 올릴 수 있도록 돼 있다. 


이 사이트에 게재된 친북성향의 글들은 모두 운영진에 의해 업로드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자유토론 공간에는 총 302건의 글이 게시돼 있으며 상당수의 글들이 북한을 찬양하거나 대한민국을 비방하는 반국가적 내용을 담고있다.


특히 ‘관련자료’라는 게시물은 방대한 양의 북한 선전자료를 그대로 업로드 해 놓은 사이트와 연결해놨다. 이 사이트에 링크된 홈페이지에는 북한찬양 영상물과 북한소설, 김일성 회고록 등의 자료가 게재돼 있어 곧 바로 내려받을 수 있다.


게시물 중 ‘어느 탈북자의 고백’이란 글에는 “개인적으로… 북이 고난의 행군을 겪게되여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저같은..쭉정이들과.. 요즘 설쳐대는.. 금수만도 못한  몆몆 탈북자들을..(공화국에서) 확실하게  걸러냈으니…강대국들만의 점유물인..핵미싸일을 가지게되였으니..민족적 자부심은 더 강해졌겠지요”라고 적고 있다.


또한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현 북한대학원 대학교) 학생들에 대한 강의록으로 소개된 ‘주체사상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은 한국의 검찰, 경찰, 기무사 소속 대학원생들에게 강의한 내용인 것처럼 소개돼 있다. 


“자본주의 세계에서는 누구나 이북의 붕괴는 시간문제라고 떠들었다. 그러나 그 혹독한 전쟁위협 속에서 그 엄청난 자연재해 속에서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켜 세계 어느 나라에게도 머리를 숙이지 않고 당당히 이겨내고 있다. 이것은 우리 민족의 장기인 끈기와 주체사상으로 무장되고 수령을 중추로 하고 당을 심장으로 하여 일심동체로 단결한 이북 동포들의 승리”라는 강연이 진행됐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강의가 끝난 후 한 학생이 자리에서 일어나 “선생님, 많은 고초를 겪었습니다. 그런 고초를 겪고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이처럼 강의를 해주시니 고맙습니다. 그리고 주체사상을 강의하는 대개의 사람들은 나는 주체사상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거나 은연중에 나타냅니다만 선생님은 그런 주저함이 없이 바로 그대로 이야기해주시니 정말 바른 이해를 가질 수 있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적고 있다. 


북핵을 우리 민족이 웅비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태도도 보였다. 지난 2008년 4월에 올라온 게시물은 “북한의 핵은 고조선 시대의 ‘철기’와 비슷하다. 고조선이 영향력을 잃은 원인이 ‘철기문명’을 늦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면서 “고조선의 ‘살상무기의 부재’ ‘집단적 살륙에 대한 의지 박약’이 고조선의 영향력을 감소시켰다. 북핵은 고조선의 철기문명이다”라고 주장했다. 


2007년 8월 1일 게재된 ‘진실은폐를 위한 17가지 테크닉’이란 글은 운영자가 음모론에 상당히 심취해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글은 정부가 진실을 호도해 정권을 방어하는 수법이라며 17가지를 나열하고 있다.


이 글은 도입부에서 “범죄행위와 관련된 강력하고 명백한 혐의는 한 나라의 정부를 전복시킬 수도 있다. 혐의를 갖고 있는 정부가 효과적인, 사실에 근거한 방어책이 결여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다른 대책을 마련할 수 밖에 없다. 그러한 대책의 성공여부는 협조적이고 고분고분한 어용언론과 허수아비 야당들의 역할에 크게 의존하게 된다”고 적고 있다.


한편 지난해 9월 9일 게시물은 “주변의 모든 시선과 가정의 불화를 감수하고라도 이상을 실현하고자 매진한 것이 10년이 됐다. 직장은 이 꿈을 이루기위한 재정적 지원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라면서 “어찌보면 이렇게 살면서 내가 직장에서 짤리지 않은 것은 기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 씨는 지난 6월 법정에서 ‘김정일 장군 만세’를 외친 황모(43) 씨가 운영해온 인터넷 종북카페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의 회원으로도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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