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국 북핵대응…`2라운드’ 곧 개막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무기한 불참을 선언했던북한 외무성의 2.10 성명 이후 주변국 대응이 제2 라운드에 접어 들고 있다.

북 외무성 성명이후 북-중간 협의와 함께, 한.미.일.중.러 등 6자회담 참가 5개국 간의 의견교환도 일단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 왕자루이(王家瑞) 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을 계기로 한 북-중 협의, 그에 이은 한.미.일 3자 고위급협의,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의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연쇄 회동이 숨가쁘게 진행돼 왔다.

정부 당국자는 7일 “현 단계를 첫 단계 외교적 대응의 마무리 수순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남은 6자회담 참가국간 회동은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의 러시아 방문과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대사의 일본 방문에 이은 본국 방문 일정이다.

힐 대사는 9∼11일 일본을 방문한 뒤 워싱턴으로 건너가 11일(현지시간) 브루킹 스 연구소 주최 세미나에 참석하고 본국과 6자회담 전략을 협의한 뒤 다음 주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힐 대사의 일본 방문 목적이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최근 일본내의 `성급한’ 대북 제재론이 북한의 반발을 일으켜 6자회담 지연의 변수로 작용할 우려가 생기고 있는 만큼 이 문제를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워싱턴에서 보여질 그의 행보다.

북 외무성의 2.10 성명 이후 한.미.일 3자 고위급 협의, 우다웨이 부부장의 방한을 계기로 한 미-중 협의가 종료됐다는 점에서, 힐 대사와 본국 간의 전략 숙의를 통해 미 행정부의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송 차관보는 9∼13일 러시아 방문에서 알렉산드르 알레세예프 외무차관을 포함한 러시아측 6자회담 채널을 두루 만나 북한의 6자회담 조기 복귀를 위한 대북 설득노력을 강하게 주문할 것을 보인다.

문제는 그간의 외교적 대응을 통해 핵심당사국인 북-미간 의견이 얼마나 좁혀졌느냐 여부다.

북한은 2.10 외무성 성명 외에도 김정일-왕자루이 면담을 통해 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명분과 조건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수 차례 밝혔으며, 지난 2일 밤에는 무려 1만1천자에 달하는 외무성 비망록을 통해 이를 조목조목 명시한 바 있다.

특히 북한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구두친서까지 전달해가며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중국과는 `낯을 붉히지 않는’ 유연함을 보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국 관영매체들을 통한 `단호한’ 입장 표명으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비망록에 따르면 `명분’은 부시 행정부가 대북 적대시정책을 평화공존정책으로 바꾸라는 것이며, `조건’으로는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의 원칙과 핵문제 해결을 위한 첫 단계 조치인 `동결 대 보상’의 원칙을 합의한 작년 6월의 3차 6자회담의 기본정신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미 행정부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북한의 주장이 이전과 달라지지 않은 `상투적인’ 요구일 뿐이며, 일단 북한이 6자회담 장에 나와야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북한 외무성의 비망록 발표 직후인 2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애덤 어럴리 부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거나 침략할 의도가 없으며, 6자회담은 지체없이, 전제조건 없이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분명히 해왔다”고 밝힌데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추가로 상황악화 조치를 취할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이미 비망록에서 1999년 미사일 발사보류 조치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조치의 전제조건이었던 북미 대화가 이미 차단됐다는 점을 들어, 미사일 발사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북한이 이를 실제 행동으로 연결시킬 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지만, 추가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북핵 해결구도는 현재보다 더 꼬일 공산이 크다.

북-중 채널의 재가동 시기와 형식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당초 중국은 한.미.일과의 협의에 `성과’가 있을 경우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이나 김정일 위원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부 수석 부부장을 북한에 보내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일과 각각 의견을 교환한 결과, 북한을 유인할 `소득’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중국이 유력인사를 방북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 경우 지속적인 실무협의 형태로 북-중 채널이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6자회담 참가국 간에 한동안 눈에 띄는 회동은 없겠지만 실무협의는 부지런히 진행될 것”이라며 “향후 미 행정부가 어떤 스탠스를 가지느냐가 북-중 채널의 협의 시기와 내용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