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국 교과서 6.25전쟁 내용 ‘천차만별’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의 역사교과서에 6.25전쟁의 배경 및 도발 주체 등이 저마다 다른 시각으로 기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의 서상문 선임연구관은 3일 전쟁기념사업회 주최 학술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남북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일본 역사교과서의 6.25전쟁 기술 내용 분석’이란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주변국의 교과서에 전쟁의 배경과 도발 주체 등을 다르게 기술하거나 고의로 누락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서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6.25전쟁을 북한의 남침에 의해 발발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승만과 김일성을 모두 공격적인 인물로 묘사하면서 각각 무력통일을 추구해왔다고 기술하고 있다며 이런 기술은 남북이 모두 한반도 무력통일을 지향했고 38선을 마주하면서 상호 무력충돌을 빚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초등학생용 교과서에는 “한국이라는 나라는 미국의 지원으로 독립된 나라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인상을 주도록 기술됐다”면서 “이는 초등학생들에게 미국 우월주의를 심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 선임연구관은 “한반도 분단과 6.25전쟁이 한국문제 임에도 한국인의 시각에서 접근하기보다는 미국의 시각에서, 아니면 중국이나 일본의 시각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6.25전쟁을 ‘조선 내전’으로 규정한 중국은 북한을 의식해 김일성의 전쟁준비와 스탈린과 마오쩌둥의 전쟁동의 및 지원 사실을 누락하고 있다.

초등학생용 교과서는 북침인지, 남침인지 모호한 전쟁에 중국이 참전해 미 제국주의를 무찔러 북한을 위기에서 구하고 중국의 안전을 지켰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1950년 6월25일 조선 내전이 발발했다. 조선인민군은 신속히 서울을 점령하고 남쪽으로 밀고 내려갔다”고 기술, 북한의 남침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고 서 선임연구관은 소개했다.

고등학교에 가서야 6.25전쟁을 배우는 러시아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두 체제가 충돌한 것이 50년대 한국전쟁이었다”며 “소련 외에도 중국을 포함한 사회주의체제 국가들이 북한에 군사력을 지원했다”고 서술하고 있다.

러시아 교과서에는 이처럼 전쟁의 배경 뿐 아니라 도발 주체가 누구인지도 전혀 언급되지 않은 채 냉전의 결과였다는 식으로 기술돼 있다. 여기에다 6.25전쟁과 소련은 무관하다는 제3자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서 선임연구관은 지적했다.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는 “1950년 6월 북한이 무력으로 통일하고자 남하했고 마침내 내전은 한반도에서 열전이 됐다”고 기술하고 있다.

일본의 역사교과서는 예외 없이 6.25전쟁 자체에 관한 소개보다는 ‘전후 국제정세와 일본의 독립’ 등 일본에 미친 영향을 집중 부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일본의 한반도 식민통치가 전쟁발발의 거시적 배경이었다는 데 대해서는 거의 알 수 없도록 구성돼 있고 북한의 남침 전 소련과 중공, 북한의 3각 관계 및 중.소의 남침 지원 동의에 대해서도 전혀 소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서 선임연구관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의 모든 교과서가 스탈린과 마오쩌둥이 남침에 동의했고 물자를 지원한 사실이 누락되어 있다”면서 “전쟁기념관의 ‘6.25 전쟁실’의 전시방향도 이 부분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수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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