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동원으로 北가물 해결 못해…근본 대책 세워야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뉴스를 전문가와 함께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집중분석’ 시간입니다. 북한 매체가 100년 만에 최악의 왕가물이 찾아 왔다고 연일 전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식량난이 만성적인데요, 이러한 가물이 식량 작황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태풍이 오면서 가물이 해소됐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21일 오늘은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과 이와 관련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1. 북한이 관영매체 등을 통해 ‘100년 만에 찾아온 왕가물(가뭄)’이라고 밝혔었지만 최근에는 이런 가물에 대한 기사가 줄어들었습니다. 가물이 어느 정도 해소가 됐다고 봐야 할까요?

네. 가물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7월 들어서 소나기성 강우가 북한지역에 많이 내렸습니다. 태풍 ‘찬홈’이 지나가면서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가뭄이 해소됐을 뿐 아니라 오히려 홍수를 걱정해야 되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래서 홍수에 대비해서 하천의 바다를 판다든가 돌 넣기를 해서 튼튼하게 만드는 그런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 이제는 가물이 어느 정도 해결이 됐다고 보이는데요. 이제는 최악의 식량 작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십니까?

물론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죠. 그렇지만 북한은 만성적으로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대체로 올해 북한 식량 생산은 5백만 톤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이제 4월 5월 6월까지만 해도 가뭄이 심했고 7월 들어서는 홍수를 걱정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20%정도 식량 감소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40만 톤 이상의 식량이 부족한 것은 아니냐는 추론이 나오고 있거든요. 물론 5백만 톤 정도 충당되어도 북한주민 전체가 잘 먹고 잘살기에는 부족하지만 최소한 연명하고 살아갈 수 있는 수준이 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북한은 40만 톤 이상의 수입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3. 얼마 전 한국의 국가정보원에서는 북한이 매체를 통해 ‘100년만의 왕가뭄’이라고 선전한 것은 과장된 것이라면서 일종의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풀이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북한은 매년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국제사회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든가 대량살상 무기를 개발함에 따라 유엔안보리 제재를 비롯해 많은 제재를 받고 있지 않습니까. 국제사회 지원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죠. 예를 들어 2004년도에만 해도 3억 달러 정도의 외부 지원이 있었고 2014년 5천만 달러로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이것만 봐도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지탄을 받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북한은 가난이라든가 어린애들을 내세워서 외부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정원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북한은) 100년만의 가물이 왔다, 국제사회에서 많은 지원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4. 북한 가물 관련 국제사회의 지원이 최근 늘어나고 있는데요. 한국 정부는 북한 가물에 대해 지원할 의사를 밝혔었지만, 북한은 오히려 이란과 UN에만 지원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남한에 대한 자존심이겠죠. 남한의 지원을 받아서 자신들의 식량난을 해결하는 것은 자존심이 상한다는 생각인 것 같고 그동안 남한이 북한에 지원하는 양이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5만 톤, 3만 톤, 2만 톤 정도의 식량지원을 하겠다고 남한이 제시했기 때문에 자신들은 그런 소량은 받지 않겠다, 차라리 대규모 식량지원을 하면 받겠지만 소규모 지원은 자존심 구기며 받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그동안 이란을 비롯해서 인도 유엔 WFP라든가 이런 기구들이 북한을 지원해왔고 인도와의 관계가 특히 개선되면서 올 4월 달에 식량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또 남한에 대해서는 그렇게 성의를 보이고 있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됩니다. 지금 전체적으로 남북관계가 안 좋습니다. 정부 간 대화도 되지 않고 자존심 싸움을 하는 상황이고 그렇기 때문에 남한의 지원을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5. 가뭄으로 식량 생산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북한 입장에서 홍수나 태풍 피해까지 겹칠 경우 주민들의 먹거리 걱정이 심각한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한국을 비롯해 국제사회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절실한 것 같습니다. 앞서 이야기했습니다만 북한은 식량난이 심함에 따라 특히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에 걸려있거든요. 5세 이하 어린이 가운데 27.9%가 영양실조에 걸려있다고 합니다. 또 면역력이 저하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조그마한 질병에도 많은 어린이들이 죽거나 신음하고 있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북한 어린이들의 키가 굉장히 작습니다. 북한 인민군의 키가 150cm이하로 떨어졌다고 하는 조사도 있을 정도고 우리 민족의 DNA가 바뀌는 것 아닌가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무조건적으로 지원을 할 수는 없습니다. 퍼주기 논란이 발생한 적도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지원은 철저한 모니터링, 감시를 하는 가운데 지원해야 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개발협력을 통해 지원만이 아닌 북한 자체적으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6. 북한 당국의 대책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당국은 가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군인, 대학생, 중학생들까지 농촌에 동원했다고 합니다. 이런 대책이 효과가 있었나요?

큰 효과는 없습니다. 사실 기계가 이런 일들을 대신해야 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피해가 날 때마다 사람들을 동원해서 임시방편으로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이런 문제가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대학생들이라든가 도시의 근로자들이 농촌에 가서 피해지역을 돕는 행사가 연례적으로 열리고 있거든요. 특히 농촌에는 일손이 부족합니다. 있어도 노인들만 있고 젊은이들은 농촌에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제대군인들을 집단으로 무리하게 배치합니다. 제대하는 인원을 특정 농촌에 집단적으로 배치해 농사를 짓게 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거든요. 그러나 임시방편으로 이러한 동원이라도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7. 또한 이런 대책에서도 “수령의 사상과 업적을 빛내기 위한 오늘의 투쟁”이라면서 농사 문제에서도 사상을 강조하고 나섰는데요. 북한 당국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무엇인가요?

북한의 모든 행동은 수령으로부터 시작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령은 절대적인 존재이고 신과 같은 존재죠.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이 사는 것이나 죽은 것이나 수령을 위한 것이라는 우상화정책을 펴고 있거든요. 이 사람들이 농사를 하든 공장에서 일을 하든 수령의 위대성을 부각시키고 수령의 업적을 찬양하기 위한 모든 것을 치부하기 위한 것이죠.

수령은 자신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는 사람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수령이 자신들의 사회정치적 생명을 주는 사람으로 치부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병원에서 나을 때에도 수령덕분이라는 것인데, 북한에서 수령이라는 것은 처음과 끝이고 알파와 오메가다라고 말하면서 모든 것을 수령으로 집중하고 있는 것입니다.

8. 이젠 최근 제기되고 있는 장마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북한 각지의 기관들과 근로자들이 총동원 돼 큰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죠?

그렇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8일 날 보도한 것에 따르면 각지의 정권기관과 국토 환경보존 일꾼들이 근로자들을 총 동원해서 큰물피해를 막기 위한 투쟁을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북한의 모든 행동은 투쟁이고 전투입니다. 모든 중앙기관 단위들, 지방기관 단위들, 내각의 각종 성 이런 사람들이 나서서 피해지역에 내려가 하천을 고른다든가 돌을 쌓는다든가 이런 식으로 더 이상 피해가 나지 않도록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죠. 보면은 북한의 평안남북도, 황해남북도 거의 전 지역에서 피해가 난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모든 사람들이 집중해서 피해를 막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고 또 지난 18일에 내각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열렸습니다. 금년이 노동당 창건일 70주년이거든요. 70주년에 맞춰서 알곡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결의했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나서서 알곡생산, 즉 농업 생산을 증대시킴으로서 인민생활을 향상시키겠다는 김정은의 교시를 지키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9. 가물은 조금 해갈이 됐지만 이제는 홍수를 걱정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북한이 이처럼 해마다 자연재해를 걱정해야만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일단은 산에 나무가 없습니다. 그래서 홍수조절이 안 되는 거죠. 왜 나무가 없냐면 모든 가정에서 나무를 통해서 밥을 짓는다든가 음식을 장만하기 때문에 나무를 무분별하게 채벌하는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나무를 심으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나무를 심는다고 해도 하루아침에 성과가 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홍수가 나는 것은 필연적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중소형 댐을 만들어 그 댐에서 수력발전도 하고 홍수도 막고자 하는 그런 노력은 계속됐습니다. 이것은 김정일 시대에도 누차 강조되어온 것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경제난로 수반되는 재정난 때문에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10. 농사에 있어서 물 관리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북한 당국도 잘 알고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동원으로만 해결하려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러니까 이제 돈이 없으니까 국가에 돈이 없기 때문에 주민들을 동원하지 않고 기계를 동원하든가 산에 나무를 심는다든가 댐을 제대로 만드는 사업을 해야 하는데 국가가 그런 능력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민들 자체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죠. 기관이면 기관, 시면 시, 군이면 군 여기서 자력갱생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북한의 정책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북한의 현실은 그렇다는 것이고 농민들은 물론이고 동원된 주민들까지도 상당히 체제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매년 이런 일을 해야 되느냐 국가는 이런 일을 해결하지 못하냐는 말을 할 수 있지만 외부와 거래를 하지 않는 이러한 체제를 계속 유지함으로써 많은 주민들이 고생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11. 전문가들은 치산을 잘 하면 자연 재해에 대한 피해를 다소 해소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최근 들어 수림화를 강조하고 있는 김정은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보십니까?

김정은이 등장하면서 수림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자본이 필요한 것이죠. 자본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동원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자본이 있다고 해도 그것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종합적인 국토개발 능력이 떨어지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거든요. 우리가 북한 나무심기를 돕겠다는 제안도 하지만 북한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산림녹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가가 그것에 필요한 재원을 도와주지 않는 한 하루아침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이제라도 산림녹화의 중요성을 김정은이 깨닫고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것은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하고 남북관계가 개선된다고 하면 우리의 나무심기 지원에 대해서 관심을 보일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면도 한편으로 찾아 보기도 합니다.

12. 마지막으로 향후 북한의 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한 대비책에 대해 조언해 주신다면요?

자연재해 극복을 위한 대비책은 많습니다. 근본적인 대비책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도 들고요. 근본적으로 난방문제랄까 원료를 사용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석유, 석탄가스, 전기로 대체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도 60~70년대까지만 해도 이런 문제가 있었습니다. 산에 나무가 없었는데 박정희 대통령이 등장해 산에 나무심기를 하면서 한편으로는 석탄으로 난방을 대체했습니다. 나무를 무분별하게 남발하는 문제가 줄어들었거든요. 북한도 가스로 음식을 만드는 것으로 대체해야하고 남한의 나무심기 지원을 빨리 받아들여야 합니다.

작년 3월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드레스덴 선언을 통해서 북한에 복합 농촌단지를 조성을 해 주겠다 선언했거든요. 우리식으로 이야기하면 북한에 새마을 운동을 전수시키겠다는 조언도 빨리 받아들여서 남북관계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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