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처형 등 공포정치를 펴고 있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불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 대부분이 김정은에 대한 ‘기대’보다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요즘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은 집권 몇 년 사이, 수십 명의 고위 간부들이 숙청이나 처형된 사실을 놓고 ‘더 이상 기대할 것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그(김정은)의 인기가 급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많은 고위 간부들의 숙청과 처형 사실이 평양을 비롯한 지방 주민들 속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친인척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김정은의 무자비한 횡포를 두고 ‘너무하다, 아비보다 더 지독하다’는 말을 노골적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올해 주민 정치강연에서 김정일이 생전에 고위 간부들에게 ‘앞으로 후계자로 될 사람은 나보다 10배 더 우월한 사람’으로, 김정은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 공개됐다”면서 “이 말에 주민들은 ‘우월한 사람이 간부들을 많이 숙청하는 것인가? 그(김정은)에게 기대를 가질 것이 없다’며 미래를 비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식통은 “주민들은 장군님(김정일)을 가리켜 ‘백두산 날씨처럼 변덕스럽고 즉흥적인 사람’으로 평가했었다”면서 “그런 사람의 입에서 자기보다 ‘10배나 더 센 사람(김정은)이라면 인민들은 기를 못 펼 것’이라며 앞뒤를 가리지 않는 젊은 혈기에 나라가 어떻게 될지 주민들은 더 불안해한다”고 설명했다.
평안북도 다른 소식통은 “이전(김정일 시대)과는 달리 요즘에는 지방 간부들과 보안원들 속에서도 김정은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이 나오고 있다”면서 “주민뿐 아니라 간부들도 텔레비전에서 김정은 우상화 영상물이 방영되면 냉소를 짓거나 아예 ‘재수가 없다’며 TV를 꺼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층들 사이에서는 김정은과 머리 형태가 비슷한 친구들을 보면 ‘깍두기 머리’ 또는 ‘폭력배 머리’로 놀려 댄다”면서 “이것은 폭력적 기질을 가진 김정은을 빗댄 말로 이를 넘겨짚는 친구들 사이에는 ‘너, 누굴(김정은)감히 모독해’라는 조롱섞인 말로 웃어 넘긴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서로 믿는 사람들 사이에는 ‘이런(독재)식으로 나라를 통치하게 되면 망하고 만다’는 말이 자주 오간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옛날에도 서자(첩의 자식)는 절대 왕이 될 수 없었다’며 그가(김정은) 첫째 부인의 아들이 아니라는 말로 비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