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 “3년만 참으라. 좋은 날이 온다”는 말이 덕담처럼 사용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6일 전했다. 출범 6개월 동안 인민생활 개선을 강조하며 ‘인민애(愛)’를 부각시키고 있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민심(民心)이 반영된 대목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주민들 사이에 ‘늦어도 5년 안에는 잘 살게 된다’는 말과 함께 이런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전했다.
그 속 뜻은 ‘김정은 체제가 3년 안에 무너진다’는 것이지만, 상황에 따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등장했으니 이제 우리도 3~5년 후에 강성국가가 된다는 의미”라고 둘러댈 수 있어 주민들 사이에서 이런 말이 자주 회자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표현은 친한 사람끼리 격려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3년만 기다리면 정치가 바뀌고, 그로부터 2년 정도만 지나면 생활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당 간부들이나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요원들도 이 표현의 속뜻을 이해하고 자주 사용한다. 특히 중하급 간부층에서는 “모두 나이가 많은 최고 간부들이 3, 4년 안에 물러날 경우, 젊은 간부들 사이에서 개혁개방 문제를 놓고 분쟁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는 기대반, 우려반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현재 북한 주민 정서가 2000년대 초반과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북한 당국은 1990년대 후반 이른바 ‘고난의 행군’기간 붕괴됐던 치안과 사회질서를 복원하기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했다. 주민들의 세외 부담이 증가하고 북한 당국의 유동인구 통제, 공개재판 및 처형 등으로 사회적인 공포분위기가 조성됐다
김정일 시대에도 불만이 누적된 주민들이 “우리 정치가 오래가긴 힘들 것”이라는 인식이 상당했지만, 주민들의 대화에서 ‘체제 붕괴’까지는 거론되지는 않았다.
소식통은 “1990년대말에는 ‘2003년 통일이 되면 잘 살게 된다’며 인민들을 다독였고, 2000년대에는 ‘2012년까지는 강성대국은 건설한다’고 약속했다”면서 “실제 국가가 약속한 내용이 이뤄진 것도 없도, 국가에서도 새로운 미래 노선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북한식 ‘시장경제’가 주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데 한계에 봉착한 것 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소식통은 ” 5, 6년전만 해도 장사를 하거나 소토지를 일구는 자체가 작은 희망이 됐지만, 이제 그런 부분에 만족을 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면서 “사람 마음이라는 게 조금씩이라도 뭔가 나아져야 만족을 느끼지, 계속 그자리에 있거나 뒤로 후퇴하면 오히려 불만이 더 커지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 지도자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을 묻는 질문에는 “너무 오랫동안 국가에 속아 왔고, 오랫동안 경제난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콩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지 않을 만큼 냉랭하다”고 소식통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