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되는 힐 행보..시료채취 합의나올까

북핵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여정에 나섰다.

미 국무부 로버트 우드 부대변인은 현지시간 1일 브리핑에서 힐 차관보가 이날 일본과 싱가포르 방문길에 올랐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 관계자도 힐 차관보가 금주 일본 도쿄에서 한국과 일본 관리를 만난 뒤 싱가포르를 방문, 북한 관리와 회동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리를 해보면 힐 차관보는 3일 일본에서 한국과 일본의 6자 수석대표와 회동, 검증의정서 채택 및 대북 에너지 지원과 관련된 문제 등을 협의한 뒤 4일 싱가포르로 건너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8일에는 베이징에서 6자 수석대표회담이 예정돼있다.

관심을 모으는 이벤트는 역시 싱가포르에서 있을 북미 회동이다. 미 국무부가 ‘북한 관리’라고 표현했지만 상식적으로 볼 때 힐 차관보의 오랜 협상 파트너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2일 “외교가에 회자되고 있는 일이 싱가포르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하지만 그 결과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즉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부상이 검증의정서에 시료채취를 명문화하는 문제를 놓고 담판을 벌이겠지만 그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10월초 힐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했을 때 양측이 합의한 검증의정서 안에 대해 미국과 다른 말을 하고 있다. 미국이 시료채취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거부의사를 분명히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회동에서 미국이 원하는 대로 표현은 다소 융통성을 발휘하더라도 내용적으로 시료채취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북한이 수용할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만일 북한이 끝까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8일로 예정된 6자회담 개최도 어려워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2일 오전 현재까지도 6자회담 개최와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 등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이미 미국의 국무장관이 회담개최 일정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한 6자회담이 무산되는 것이어서 그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들의 분위기를 보면 최악의 상황은 연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8일 회담이 개최되는 것으로 알고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힐 차관보가 시료채취를 내용적으로 보장하는 검증의정서를 도출하기 위해 어떤 설득카드를 구사하게 될 지가 주목된다.

외교소식통은 “어쩌면 싱가포르 회동은 힐 차관보가 부시 행정부 임기내에 할 수 있는 마지막 임무”라면서 “북한을 비핵화 3단계의 길로 이끄는 작업을 성사시킬 경우 향후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힐 차관보의 위상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북미 회동에서는 시료채취를 사실상 담보하는 것을 전제로 북한의 입장도 최대한 배려하는 화려한 외교수사학이 총동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북미 담판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이를 토대로 6자회담에서 검증의정서를 추인하는 일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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